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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 무의미한 연명시술 감소 추세
말기암 환자 무의미한 연명시술 감소 추세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1.09.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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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과정 심폐소생술 4년새 14.2%에서 10.5%로 줄어

임종과정에서의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환자가 2007년 14.2%에서 올해 10.5%로 줄어드는 등 말기 암환자에서 무의미한 연명시술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허대석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팀(이준구·김범석·임석아)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해 말기 암으로 사망한 환자들이 임종과정에서 받았던 연명시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올해 2~7월 6개월 동안 서울대병원 내과에 입원하여 암으로 사망한 172명의 환자 가운데 임종과정에서 154명(89.5%)은 심폐소생술을 거부했고,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는 18명(10.5%)이었다. 특히 말기 암환자를 전문으로 간병하는 완화의료전문병동에서 사망한 암환자의 경우 44명 모두 심폐소생술을 거부했다.

2007년에는 572명 가운데 81명(14.2%)에서 심폐소생술이 시행됐음을 감안할 때 임종을 앞둔 암환자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료공간별로는 2007년의 경우 중환자실(30.4%)·일반병동(10.2%)·완화의료전문병동(2.4%)의 빈도로, 올해는 각각 23.3%·9.4%·0%의 빈도로 심폐소생술이 시행돼 모든 진료공간에서 감소했다.

급성 질환자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응급처치인 심폐소생술은 말기 암환자의 임종과정에서 적용할 경우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시키는 무의미한 연명시술의 대표적인 예다.

한편 2009년 1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완화의료전문병동에서 사망한 말기암환자 317명을 분석한 결과 97.8%인 310명에서 사전의료의향서(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다. 이를 통해 99.0%가 심폐소생술을 거부했고, 인공호흡기나 혈액투석을 거부한 비율도 99.5%와 93.7%였다.

그러나 사전의료의향서를 환자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경우는 1.3%에 그쳤고, 환자가 결정하고 서명은 가족이 대신한 경우가 4.2%, 환자의 입장을 반영해 의료진과의 상의를 거쳐 가족들이 작성한 경우가 94.5%였다. 환자가 직접 사전의료의향서를 직접 작성하지 못한 이유는 의식저하(62.6%)·전신상태 악화(19.7%) 및 가족이 임종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10.6%) 등이었다.

허대석 교수는 "2009년 5월 15일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지침을 제정한 이래 말기 암환자들이 무의미한 연명시술로 불필요한 고통을 추가로 겪게 되는 사례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암이 진행되기 이전에 병의 상태를 환자에게 알리고, 환자 본인이 직접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병원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관련지침을 개정하고, 사전의료의향서의 양식을 개선했다. 또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여부가 쉽게 확인되지 않아 응급실 등에서 불필요한 연명시술이 시행되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전산망에서 환자의 의무기록을 조회할 때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여부가 바로 표시되도록 시스템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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