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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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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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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혁(대한의사협회 고문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신앙이나 종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류의 역사는 기술발전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선사시대부터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만 자연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과학적인 생각과 문명사적인 시각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오늘날의 과학적 입장에서는 전연 과학적 사고라고 할 수 없는 우주관·세계관·자연관이 팽배했고, 이들은 원시상태의 주술적·신화적·미신적 종교관과 혼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원시상태와 고대문명의 세계관과 자연관 속에 우주와 자연, 인간과 생명을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사고(思考)와 노력이 있었고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생각의 씨앗들이 있었다고 하겠다.

서구 근대과학은 데카르트(Descartes, 1596-1650)에서 시작되었다는 학설이 유력하다. 데카르트는 '방법서설(方法序說)'로 유명하며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존재한다"는 명언이 나온 과정도 '방법 서설'에서 진술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이나 과학의 방법론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는 동시에, 그의 생활관도 다루고 있다. 데카르트는 철학이나 과학의 방법론을 통해 소위 '데카르트 주의'를 만들어 냈으며 근세의 철학과 과학의 방법론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 로마 법왕청은 갈리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 2-1642. 1) 사상이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 2-1543. 5)의 지동설(地動說)을 부추긴다고 생각하고 이들을 부정하고 탄압했다.

데카르트는 포와체 대학에서 법률과 의학을 공부했으며 '방법서론'은 과학논문으로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는 태양에서 나오는 '빛'에 관하여 연구했고, 의학연구로서는 심장과 동맥의 운동에 관하여 자세하게 설명했다.

혈액운동이나 사람의 신경과 근육의 구조, 꿈과 수면에 따르는 뇌 속의 변화, 빛·소리·냄새·열 등이 감각을 통해서 이루는 여러 관념 등 근대의학에 관한 연구를 했다.

과학 전반에 걸쳐서 흥미를 가졌으며, 모든 학문의 원리를 탐구했었다. 또한 이성(理性)을 올바르게 이끌고, 진리를 탐구하는데 정열을 쏟았다.

현대 과학문명의 발전은 인류와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운명까지도 좌우할지 모를 정도로 혁명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정보지식 혁명이 이른 바 '제 3의 물결'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과학문명으로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는 1980년에 저작한'제 3의 물결'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인류가 농경기술을 발견한 이래 1만 년의 '제1의 물결'을 지나,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혁신으로 300년 동안 '제2의 물결'을 경험하였으며, 이제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에 의해 '제3의 물결'이라 불리는 미증유의 대변혁을 맞이하였는데, 이미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가족관계의 붕괴나 가치관의 분열 등의 현상이 그 예조(豫兆)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인류가 제3의 물결에 대해 올바른 자세를 가진다면, 새로운 정신체계를 재구축하여 훌륭한 미래사회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하면서, 미래사회에 대하여 결코 비관하지 않았다.

컴퓨터의 발전은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되었다. 일진월보(日進月步)가 아니라 초진분보( 秒進分步)라고 할 정도로 현대과학은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난 400년간 세계는 과학에 의해 독점됐다고 하는 학설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과학이 인간을 모두 정복한 것은 아니다. 의학분야를 봐도 현대 의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분야가 수없이 많은 것이다.

필자는 한때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직을 맡은 일이 있다. '과학의 발전'에 관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꾀 많았다. 강연을 마치면 "지나치게 과학발전에만 집착하지 마십시오. 과학의 발전에서 오는 폐단도 생각하십시오. 인간성이 소실되어가고 있습니다"라는 충고를 여러차례 듣기도 했다.

앞에서 종교와 과학의 단면을 살펴보았는데 과연 종교와 과학은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종교가 우위에 있다는 학자도 있고 과학이 우위에 있다고 하는 학자도 있다. 지난 400년 동안 과학이 종교를 대신했다고 할 정도로 인간의 세계를 지배해온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인간이 과학의 혜택을 그만큼 입은 것은 사실이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믿는 이상으로 과학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졌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근래에는 과학만능 사상에 대한 의문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이 인간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풍요한 생활과 행복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가령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사물에는 반드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양면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합리적일 수 있는 것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잘 조정하는 것이 인간의 지혜인 것이다.

한편 오늘날에도 우리들은 인간을, 우주를 완전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 인간들이 알고 있는 것은 인간이나 우주의 만분의 일 백만분의 일에 불과 할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알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종교라고 필자는 믿는다.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종교와 과학은 공존할 뿐만 아니라 상부상조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우리들은 인간으로서는 어찌 할 수 없는 커다란 힘에 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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