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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래도, 그래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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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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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대(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부회장)

신안군 모처에서 소중한 젊은 목숨 하나가 쓸쓸히 져버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오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2009년 흑산도와 홍도를 방문했을 때의 그 비경이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섬의 이면에는 열악한 의료환경과 그 책임을 가득 짊어진 채 고생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들(이하 공보의)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도서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약 200여명에 이른다.

농어촌등보건의료를위한특별조치법 등 현재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봤을 때 의료취약지인 도서지역의 공보의 배치는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는 근무지 이탈금지 명령에 의해 24시간 관내에 대기하면서 응급상황을 대비하는 등 높은 진료난이도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고생하는 반면, 이에 대한 배려는 차후년도의 이동권한 외에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차피 인력이나 장비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보건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이송 체계다. 해당 지역의 의료 책임자인 공보의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응급상황 등에서 차질 없이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각종 질환으로 급여의뢰된 환자들이 보건지소로 다시 내원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 젊은 의료인들에게만 그 책임과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환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기초단체의 행태이다. 도서지역의 경우 위에서 이야기한 진료 자체의 어려움에 더해져 당국의 무심함, 몰이해가 더해져 사기를 올려도 모자랄 판에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전라남도의 완도군·신안군과 인천광역시의 옹진군 등은 공보의들 사이에서 매년 최악의 근무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어차피 우선배치지역으로 분류되어 처우개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인지 관리·감독과 규제적 조치만을 내놓을 뿐 근무여건에 대한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해당지역의 재정자립도 상황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예산이 없다는 앵무새 같은 대답만으로 공무원들에게는 지급되고 있는 초과근무수당이나 복지혜택을 공보의들에게만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 이해되기는 어렵다.

수당에 대한 부분이 당장 어렵다면 대체휴무제도 등을 추가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의료보조인력과의 업무 조정 등을 통해 일정부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공보의들 사이에서 역시 기피의 대상이었던 교정시설에 근무했을 때 나이든 직원 분께서 하셨던 말씀을 아직도 난 잊지 못한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이렇게 지내고 가시는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교도소의 홍보대사입니다. 진료하시는 동안 어려움 없게 옆에서 제가 도와드리는 것이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선생님들의 기억 속에 극락島(영화 '극락도 살인사건')로 남게될지, 아니면 상상속의 아름다운 섬으로 전해지게 될지. 다른 이들이 아무리 뭐라 그래도, 그래島라고. 이야기하게 조금만 귀 기울여주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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