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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병과 증기기관 그리고 대조군을 둔 최초의 임상시험

각기병과 증기기관 그리고 대조군을 둔 최초의 임상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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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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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은 생체가 생성하지는 못하지만 생명에 필수적인 유기화합물을 말한다. 1912년 폴란드 과학자 Casimir Funk는 비타민을 각기병과 기타 영양결핍증을 예방하는 생명에 필수적인 아민이라고 생각하여 vital에 amine을 붙여 vitamine이라고 하였다.

그 후 모든 필수 성분이 amine이 아님이 밝혀져 끝의 e를 빼고 vitamin 이라고 이름 붙였다. 비타민 결핍증과 치료에 대하여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대구의 간(肝)이 야맹증에 효과가 있음을 기록하였으며 1749년 스코틀란드 해군군의관 James Lind(1716∼1794)는 괴혈병에 감귤류가 효과 있음을 보고하였다.

각기병을 가리키는 beriberi는 스리랑카어로 약하다는 beri를 두 번 반복한 것으로 매우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비타민 B1 결핍으로 인하여 생기는 각기병은 다발성(多發性) 신경염, 심장병, 부종(浮腫) 등을 특징으로 한다.

쌀을 주식(主食)으로 하는 동남아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되기 전에는 영양공급이 충분하지 않았던 일부 하류층이나 군대에서도 사병들에서만 이 병이 나타날 뿐 흔하게는 볼 수 없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이를 이용한 강력한 방아가 도입되자 비타민 결핍으로 각기병이 유행병으로 나타났다. 쌀을 얻기 위해서는 벼를 여러 번 도정(搗精)하여야 하나 사람의 힘을 이용한 방아로는 현미정도로만 도정할 수 있었다.

따라서 쌀의 표면이 거칠어 맛이 좋지는 않았지만 벼의 씨눈 등 여러 가지 영양분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강력한 방아가 도입되면서 벼의 껍질을 많이 깎아낼 수 있어 현미보다 맛있는 백미(白米)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도정한 백미에는 비타민 등 표면에 함유되어 있던 부분까지 벗겨나가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비타민결핍증이 급격히 증가했었던 것이다.

괴혈병과 음식섭취 사이에 관련성이 있으리라는 것은 고대부터 추측하고 있었으며 이는 특히 장기간 항해하는 선원이나 해군 병사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의 치료법은 16세기에 들어서 프랑스 탐험가인 J Cartier가 카나다 인디안으로부터 전나무 잎 추출액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듣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 후 Lind는 항해 중 괴혈병에 걸린 병사들에게 사과술, 식초, 바닷물, 하제(下劑), 오렌지, 레몬 중 하나를 먹게 하였다. 그랬더니 6일째에 감귤 과일을 먹은 병사만 기적적으로 회복되었다.

이로써 감귤과일에 항괴혈병 물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Lind의 이 실험은 비록 이중맹검(double blind test)이나 엄격한 무작위(無作爲) 시험은 아니었지만 최초의 대조군이 있는 임상시험인 것이다.

비타민 C 즉 ascorbic acid는 독일어로 괴혈병을 가리키는 Scorbutus와 대항한다는 뜻의 접두어 a- 를 붙여서 만든 것이다.<연세의대 약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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