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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젊은 기생충학자 애석한 '죽음'

45세 젊은 기생충학자 애석한 '죽음'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1.07.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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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서태사무처 자문관 맡아 말라리아 퇴치 헌신
가천의대 동료 교수들 "고인의 열정 이젠 볼 수 없다니…"

▲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말라리아 자문관으로 활동해 온 생전의 박재원 가천의과학대학교 교수(의학대학원 미생물학과)가 말라리아 약을 들어보이고 있다.
45세의 젊디 젊은 기생충학자의 죽음에 동료 교수들은 말문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구사무처 말라리아 자문관을 맡아 서태지역 말라리아 예방과 퇴치를 위해 활동해 온 박재원 가천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미생물학)가 지난 14일 라오스 루앙프라방지역에서 생을 마감했다. 빈소가 차려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평소 고인의 호탕한 웃음과 연구·교육에 대한 열정을 기억하는 동료 선후배 교수들이 고개를 떨궜다.

고인은 1993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미생물학에 눈길을 돌려 누구도 가려하지 않았던 기초의학자의 길을 걸었다. 2001년 가천의대 미생물학 조교수로 부임한 이후 말라리아 연구에 심취, 국내외 유수의 학술지에 수십편의 연구성과를 발표했으며, 2003·2009·2010년 가천의과학대학교 우수연구자상을 잇따라 수상하기도 했다.

의학대학원 학생들이 직접 선정하는 우수강의상을 받을 정도로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고인은 말라리아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퇴치와 예방을 위해 팔을 걷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말라리아 퇴치 프로젝트 자문위원과 한국국제협력단의 콩고공화국 말라리아 퇴치사업에 참여했다. 경기도 말라리아 난북 공동방역전문가로 참여했으며, WHO 서태지역 사무처가 주관한 파퓨아뉴기니·미크로네시아·라오스의 기후변화와 건강에 대한 내셔널 액션 플랜 자문위원을 맡아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빈곤국가를 돌며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고 박재현 교수는 라오스에서 열린 기후변화와 건강 액션플랜 국제자문관회의에 참석한 후 돌아오던 길에 불의의 사고(익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열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회장은 "말라리아 연구와 교육은 물론 퇴치를 위한 고인의 열정을 다시 보지 못하는 마음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의 교육과 연구에 대한 열정을 생생히 기억한다는 가천의과학대학교 의학대학원 기초교수들은 "그토록 열정을 바쳐 일궈온 고인의 꿈들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인은 가족들 입회 하에 현지에서 화장한 후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20일 오전 발인하며, 장지는 천주교 용인공원묘원. 유족으로 부인과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에 다니는 두 명의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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