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가 궁금해?” 아주 특별한 ‘1박2일’
“외과가 궁금해?” 아주 특별한 ‘1박2일’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1.06.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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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외과학회, 스승-제자 함께한 첫 학생캠프 진행
전국 의대·의전원생 50명 참석…강연·골든벨 등 다채로운 행사

전공의 지원율이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특정 과에서의 문제가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회자되고 있다. 지원을 기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문의 취득 후 진로를 마땅히 정하기 어렵고, 고된 업무 대비 수입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대표적인 전공으로 외과를 들 수 있다. 후학 양성이라는 대명제 앞에 ‘칼잡이’로서의 자부심은 빛바랜 외과의사들. 팔짱을 끼고 관망하기엔 불투명한 외과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이들이 뜻을 모아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외과의사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지난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한 대한외과학회 학생캠프를 <의협신문>이 동행취재했다.

▲ 대한외과학회 학생캠프 참가자들이 캠프장 세미나실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2011년 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대구 EXCO. 학회 자료집을 배부하는 부스 옆 학생캠프 등록처에 이른 아침부터 한 눈에 봐도 앳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학회가 의대생 및 의전원 학생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으로 집행부가 야심차게 기획한 첫 캠프에 지원서를 내고 참가를 통보 받은 학생들이다. 학회 관계자는 “지원자 100명 가운데 지역배분 등을 감안해 50명을 선별했다”고 귀띔했다.

소회의실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1부 행사가 진행됐다. 외과는 어떤 분야인지, 학회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학생캠프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김선회 학술이사(서울의대)는 “구체적으로 외과 술기를 가르쳐주는 캠프는 아니고, 외과가 무엇인지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면서 “이전에도 학생들을 위한 강연은 있었지만 교수와 학생이 함께 숙박하면서 어울리는 형식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남학생 30명, 여학생 20명으로 구성된 캠프 인원을 언급하면서 김 이사는 “의대에서 지도하다보면 외과 전공의들끼리 눈 맞아 결혼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내가 주례를 맡은 적도 있다”고 농을 던졌다. 학생들 사이에서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위기의 외과, 화려한 도약을 꿈꾼다
연자로 나선 교수들은 ‘위기의 외과’라는 말을 꺼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의 어려움을 솔직히 전하면서도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었다. 이은숙 총무이사(고려의대)는 “외과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여러분이 외과를 할 때쯤이면 다시 상당한 번성기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5명과 튜터 1명이 1박2일 동안 일정을 함께 할 조로 지정됐다. 전욱(한림의대)·윤성현(성균관의대)·강창무(연세의대)·윤명희(고신의대)·김상걸(경북의대)·김세원(영남의대) 교수 등 10명의 튜터가 앞으로 나와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학생들에게 인사했다. 전시관 로비에서 단체 사진촬영을 마치고 전공의 연수강좌를 참관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강영 교육간사(연세의대)는 “과거에는 술기를 따로 가르쳐 주지 않고 교수가 수술할 때 ‘이거 한번 꿰매 봐’ 이런 식으로 배웠는데, 그런 방법은 과학적이지 않은 데다 환자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덕적이지도 못하다”며 전공의 연수강좌에서 진행되는 술기교육의 이점을 설명했다.

▲ 외과캠프가 진행된 칠곡군 소재 평산아카데미 전경 ⓒ의협신문 이은빈

단체 버스를 타고 캠프장인 평산아카데미로 이동하자마자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미래 외과의 영역(김민찬 동아의대 교수) ▲외상과 나(이국종 아주의대 교수) ▲제3세계에서의 의료봉사(큐어인터내셔널 박세업) ▲외과의사로서의 삶(강구정 계명의대 교수) 등 주제만 봐도 흥미로운 강연에 조별로 둥글게 모여 앉은 튜터와 학생들은 저마다 호기심어린 눈을 반짝였다.

평소 외과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 포스터를 보고 신청했다는 정지혜(동아의대 본3) 학생은 “아직 학생이라서 학회 참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프로그램이 무겁지 않은 주제로 구성돼 있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참가학생들 ‘만족’…프로그램 정례화 검토
숙소배정 및 체크인을 하고 ‘드라마 속의 외과의사’(김형철 순천향의대 교수)를 마지막으로 2부 강연일정은 끝이 났다. 외과 관련 상식을 맞추는 도전 골든벨에서는 아이패드2, 노트북 컴퓨터 등 굵직굵직한 상품들이 쏟아졌다. 빡빡한 병원 진료와 수업에 지친 튜터와 학생들은 다음날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뒤 다음을 기약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정식 학회원이 아닌 의대·의전원 재학생을 위해 이토록 정성을 기울인 행사가 다시 있을까. 이에 반응하듯 학생들의 만족감도 상당한 듯 보인다. 이상엽(서울의대 본3) 학생은 “친구 추천으로 캠프에 참가했는데, 유력한 진로 후보 가운데 하나로 외과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외과가 어렵다고 많이 들었지만 선생님들이 솔직하게 얘기하시면서도 직업적 사명이나 긍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의대에 진학할 때부터 외과의사를 꿈꿨다는 김경모(아주의대 본3) 학생은 “직접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게 외과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며 “학교에서 ‘멘토와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부터 이국종 교수를 접했는데, 인상적인 강연이었다”고 평했다.

외과학회는 이번 캠프를 토대로 향후 학생들을 위한 유사 프로그램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여규 회장(서울의대)은 “젊은 인재들에게 외과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내로라하는 서전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짰다”면서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외과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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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만 2011-06-04 09:18:18
외과 아주 좋은과입니다 .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좋은 이상만 가지고 살수는 없는것 아닌가요 ? 문제는 수가입니다. 중국의 천리마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천리마를 구할려면 제대로 제값을 주어야 필요한 만큼 천리마를 구할 수 있는것 아닌가요? 제대로 된 의료 수가 준다면 많은 인재들이 외과로 몰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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