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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헤쳐나가는 의사
'정글' 헤쳐나가는 의사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1.05.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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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외과의사에서 그룹 경영자로…두산 중흥 이끌어

 
 

국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을 내건 대한의사협회 제33차 종합학술대회(대회장 경만호·대한의사협회장)가 2011년 5월 13∼15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성덕·대한의학회장)와 <의협신문>은 33차 학술대회를 맞아 '릴레이 탐방 33인-진료실 밖에서 한국의료의 길을 묻다'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릴레이 탐방은 의사회원 가운데 진료실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주인공을 만나 ▲다른 길을 걷게 된 동기 및 배경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 ▲외부에서 바라 본 의사 사회 ▲의사 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들어봄으로써 한국의료와 의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직전까지 연재되는 '릴레이 탐방'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한의사협회 제33차 종합학술대회를 앞두고 <의협신문>이 지난 해 조직위원회와 같이 기획해 8개월여 연재해 온 '릴레이 탐방 33인-진료실 밖에서 한국의료의 길을 묻다' 시리즈가 이번 호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010년 8월 30일자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의 대미는 국내 10위권 그룹 '두산'의 총수로 그룹의 중흥에 크게 기여한 박용현 회장이 장식하게 됐다.

평소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박용현 회장은 의료계에 몸담았던 소중한 인연과, 의협 종합학술대회의 중요성, 의협신문에 대한 애정으로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의대에서 외과전임의 과정을 거쳐 1978년 외과학교실 조교수로 모교에 돌아온 후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병원 제11~12대 원장을 역임한 박용현 회장은 정년을 3년 앞둔 2005년 명예퇴직으로 화려했던 의료계에서의 삶을 접고, 두산에 둥지를 틀게 된다.

"1993년부터 기획실장·진료부원장에 이어 원장을 연임하는 등 11년간 서울대병원의 보직을 맡아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경영에는 나름대로 노하우와 철학을 쌓을 수 있었지만, '외과의사'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더군요.

게다가 정년을 3년 남기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후배 교수들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아 퇴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마침 자리가 비어있던 연강재단의 이사장으로 두산에 돌아온 박용현 회장은 2007년 두산건설 회장에 이어 2009년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공식명칭은 '주식회사 두산 이사회 의장'이다.

이와 함께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중앙대 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고, 서울의대동창회장을 맡으며 의료계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 쪽에 관심은 많았지만 외과의사로 보직교수로 수술·연구·교육 및 행정에 매달리다 보니 접할 기회가 없어 문외한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연강재단을 맡으면서 '연강홀'을 공연장·갤러리·소극장을 갖춘 '두산아트센터'로 재개관하는 과정에서 이 분야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방면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한 박용현 회장은 두산아트센터를 공연이나 전시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 활동의 전초기지로 삼을 생각에 두산그룹 회장 취임 후에도 연강재단 이사장 자리를 그대로 갖고 있다.

"병원경영은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룹의 회장은 큰 인사와 큰 투자에만 관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기는 합니다. 그러나 병원에 비해 기업의 경영환경은 정글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세계 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사회의 변화에도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서울대병원 원장으로 재직할 때도 혁신과 발전을 이끌었던 박용현 회장은 두산의 중흥을 이끌며 재계라는 정글을 잘 헤쳐나가고 있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처럼 두산은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선친인 고 박두병 초대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이같은 경영철학은 '2G(Growth of People·Growth of Business) 전략'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다시 사업의 성장을 통해 더 나온 가치로 사람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선순환적 개념입니다"

두산의 인재상에 맞는 인재를 뽑고, 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제고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박용현 회장은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시대적 흐름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두산의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화하고 강화해 나가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지주회사인 ㈜두산에 사회공헌팀을 신설했으며, 동반성장 등 여러 부분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현장경영'과 '소통경영'을 중시하는 박용현 회장은 3만 5000여 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하다 보면 큰 보람이 손으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위에서 지시만 하는 경영은 옳지 않으며, 권위주의 시대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정보화·창의·혁신의 시대에는 어림없습니다. 아래의 의견도 합리적이라면 수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두산에는 누구나 'No!'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늘 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박용현 회장은 '옛 것에만 집착하면 아집에 빠져 시대의 흐름을 같이 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외국어는 물론 요리·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쪼개고 있다.

"뿌리가 의료계인 만큼 의사사회나 의사들이 질책을 받을 땐 가슴이 아픕니다. 기업인지만 의료계를 위해 할 일이 없을까 늘 고민하고 있고,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만날 때면 의료와 의학의 발전을 위해 도와야 한다는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존경받는 사회를 다시 보고 싶다는 박용현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의료계가 먼저 자성하고 변해야 한다는 충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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