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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에서 CRP의 역할은?
심혈관질환에서 CRP의 역할은?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1.03.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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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터 S. 세버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지난해 10월 <의협신문>은 JUPITER연구를 진행했던 볼프강 쾨닉 독일 울름의대 교수를 만났다. 그는 염증 수치인 CRP가 높을 경우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스타틴 치료를 시작해야 할 지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나 중등도 위험군에서는 CRP를 측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 참조>.

하지만 최근 만난 피터 세버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의 의견은 달랐다. 기존의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모형을 적용하는 경우 CRP가 심혈관 위험을 측정하는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아직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CRP 측정이 유용한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최종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심혈관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인가?

혈압·콜레스테롤·흡연·당뇨·비만 등이 대표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다. 이것을 활용해서 만든 것이 10년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을 평가한 '프래밍햄 스코어'다. 이 점수가 20% 이상이라면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미국에서 35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10년이상 진행된 MRFIT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레스테롤이 낮고 당뇨가 없으며 흡연을 하지 않고 혈압이 높지 않은 사람의 97%가 심혈관질환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콜레스테롤·당뇨·흡연·혈압이 대부분의 심혈관질환을 설명한다는 뜻이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다를 수 있다. 뇌졸중은 1차적인 위험요인이 고혈압이며, 뇌졸중 원인의 2/3 정도를 설명한다. 반면 관상동맥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LDL-콜레스테롤(LDL-C)이다.

-CRP와 심혈관질환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그동안 수많은 연구에서 CRP가 심혈관질환, 특히 관상동맥질환을 예측하는데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상동맥질환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CRP가 1차적인 위험요인(primary risk factor)이라기 보다는 '지표(indicator)'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5개 대표 위험요인에 따라 동맥경화증으로 진행되고, 더 나아가 심혈관질환이 발생한다. 이 과정은 일종의 염증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CRP는 이러한 염증 과정을 반영한다. 그러나 5개 위험요인을 이미 고려했다면 CRP를 더 포함시킨다고 해도 질환을 아주 약간 더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ASCOT연구의 사후 분석으로 실시한 ASCOT-CRP연구에 따르면 심혈관 사건을 경험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을 때 CRP 수치의 변화가 심혈관 사건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스타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면 나는 먼저 5개 위험요인을 고려하겠다. 물론 심근경색이나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경우라면 CRP를 통해 조직 손상 정도를 평가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경우가 다르다.

-스타틴 치료를 시작할 때 LDL-C의 역할이 절대적인가?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더라도 프래밍험 스코어 상 10년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20% 이상이라면 스타틴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된다. 우리가 'LDL-C가 낮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인위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나라별로도 식생활 습관에 따라 LDL-C의 정상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아마 원시시대 사람들의 정상 LDL-C 수치는 50mg/dl 수준이었을 것이다.

-스타틴 약제간 차이가 있나? 당뇨 발생 위험 측면에서는 어떤가?

구세대 스타틴(프라바스타틴·심바스타틴 등)이 신세대 스타틴(아토바스타틴·로수바스타틴 등)에 비해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용량을 조절할 경우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심바스타틴을 제외하면 고위험군에서 고용량 스타틴의 안전성이 입증돼있다.

메타분석 결과에서 스타틴이 식후 혈당치를 약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스타틴 간 차이가 있는 지는 확실치 않고 기전도 아직 모른다. 다만 좀더 효과가 높은 스타틴에서 그런 위험이 높을 수 있는 것 같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스타틴을 선택하든지 위험 대비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과, 스타틴은 이런 면에서 이익이 현저히 많은 약물이라는 사실이다.

 

※피터 세버 교수는?

영국 임페리얼 헬스케어 NHS 트러스트의 명예 컨설턴트이자 국제순환기학센터 공동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고혈압학회장·유럽혈압및순환기학회장·영국심장재단연구위원회장 등을 지냈다. 주요 연구 활동으로는 ASCO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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