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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다, 시간을 달리다
꿈을 꾸다, 시간을 달리다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1.03.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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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주 이롬 회장

 

 
국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을 내건 대한의사협회 제33차 종합학술대회(대회장 경만호·대한의사협회장)가 2011년 5월 13∼15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성덕·대한의학회장)와 <의협신문>은 33차 학술대회를 맞아 '릴레이 탐방 33인-진료실 밖에서 한국의료의 길을 묻다'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릴레이 탐방은 의사회원 가운데 진료실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주인공을 만나 ▲다른 길을 걷게 된 동기 및 배경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 ▲외부에서 바라 본 의사 사회 ▲의사 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들어봄으로써 한국의료와 의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직전까지 연재되는 '릴레이 탐방'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신이 인간에게 베푼 가장 큰 공평함은 아마도 시간이 아닐까 싶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주어진다. 하지만 어쩐지 황성주 이롬 회장에게는 하루 48시간, 1년 1000일쯤 주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그는 시간을 달려가고 있다.

'의사' 외에 그가 갖고 있는 직함은 네댓가지쯤 더 된다. 그는 국내에 생식 열풍을 몰고 온 (주)이롬의 회장이자 19권의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 국제 사랑의 봉사단 설립자이며 대표이사, 대안학교 '꿈의 학교'의 이사장이면서, '꿈이 있는 교회'의 목회자이기도 하다.

황 회장은 원래 대학에서 예방의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1990년대 독일의 암 전문병원을 찾았다가 환자의 자연 면역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보고 충격을 받아 대학에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암 환자를 위한 통합의학의 길로 들어섰다. 식이요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부터다.

"암 환자들이 가장 고통받는 부분이 식생활입니다. 암 환자들은 먹는 것에 대해 절박하게 느끼는데, 의사로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개발한 것이 '생식'입니다. 생식은 화식이나 가공식과 달리 열처리를 최소화해 영양소 파괴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생식은 역사적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다만 저는 생식을 과학화·보편화시킨 것이죠. 예방의학을 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생식은 '개발자가 가장 열심히 먹는 식품'이라고 자랑했다. 그 자신도 바쁜 생활 속에서 생식을 통해 건강을 관리한다고 했다. 1999년 설립한 생식 회사는 미국과 중국으로 한국의 생식을 수출하는 어엿한 중견 건강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저를 비즈니스맨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동안에도 줄곧 '사랑의 클리닉'에서 진료활동을 계속해왔고 가난한 나라들을 찾아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의 80~90%는 국제사랑의봉사단 업무입니다. 원래 남을 도우면서 사는 삶이 꿈이었어요. 의사가 된 것도 그 때문이고요, 회사 이름인 '이롬'도 남을 이롭게 하는 기업이 되고자 지은 것이죠."

어렸을 때 황 회장의 꿈은 목장 주인이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은퇴를 앞둔 미술 선생님의 말씀이 인생을 바꿨다. 선생님 말씀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봤더니 자신을 위해 산 삶 보다는 섬마을에서 문맹 아이들을 가르치며 남을 위해 살았던 삶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는 것이었다.

ⓒ의협신문 김선경
"그 때 슈바이처를 떠올렸습니다. 의사가 되면 봉사를 많이 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꿈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냐면, 당시 40~50등을 도맡았던 제가 이왕이면 최고의 의사가 되겠다는 열망과 자신감으로 도전한 끝에 결국 서울의대에 들어갔으니까요."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1992년 의대 교수 시절 뜻이 맞는 동료들과 창단한 NGO '국제사랑의봉사단'은 지금까지 약 5000명의 의료인을 세계 각국에 파송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 의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세계 오지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쳐온 것은 물론 케냐와 인도 등에 진료소와 병원도 세웠다.

"해외 봉사활동과 선교활동으로 1년에 100번쯤 비행기를 탑니다. 장시간 비행을 하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하지만, 주어진 사명감을 생각하면 또다시 비행기에 오르죠. 하지만 저처럼 자유롭게 사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는 조그만 꿈을 이뤘고, 작은 성공을 경험했으니까요."

그는 '꿈 전도사'이기도 하다. 스스로 꿈의 효과를 체험했기에 사람들에게 꿈의 경이로움을 널리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그는 의사들이 거대한 조직 속에서 기계화·부속품화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오직 환자만을 생각하며 진료하고 스스로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생존 경쟁을 벌여야만 하기 때문이란다.

"의사는 '관계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필요를 채워주는 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는 것처럼, 의사들도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접근하면 좋은 아이디어와 기회가 많아집니다. 어떻게 하면 의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환자 안에 있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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