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잉글리스 지음/작가정신 펴냄/2만 5000원

오스트레일리아의 저널리스트로 역사·언어연구의 권위자인 제임스 잉글리스가 쓴 <인류의 역사를 뒤흔든 말, 말, 말>은 역사를 움직인 군주·정치가·혁명가·군인들의 말을 통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역사를 움직인 말의 전략을 파헤친다.

책은 먼저 신화와 영웅을 역사 속으로 편입시킨 고대 그리스의 기록에서 출발해 신의 이름으로 인간이 탄압되며 무수한 정복전쟁이 치러진 중세시대와 전쟁을 통해 새로운 국가가 등장하고 인권에 대한 각성이 시작된 근대를 차례로 조명한다.

이어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뒤얽혔던 두 차례 세계대전과 냉전시대의 논리, 최근의 '테러와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 속 말의 전쟁을 되짚는다. 이와함께 한마디 말을 통해 인권이 신장되고 자유와 평등이 확대되어온 진보의 순간도 함께 공유한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적 자료를 그대로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설을 통해 정치적 사회적 배경이나 숨은 뜻과 전략적인 표현까지 분석함으로써 현재를 바라보게 한다. 또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유언이나 전쟁을 둘러싼 다양한 말들과 전쟁 용어·전쟁 구호 등을 풍부한 그림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살려준다.

8부로 구성된 이 책은 역사 속 52개 장면을 통해 시대를 읽고 세계사의 흐름을 짚어 나간다. 또 유명한 연설문속에 담긴 역사적 맥락을 살피는 한편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까지 읽어낸다.

역사의 주역이었던 인물들은 어떤 단어를 즐겨 사용하고, 어떤 부분에서 어떤 수사법을 쓰는지, 어떻게 감정에 호소하는지 알아 볼 수 있다.

이영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