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주변의 불우이웃을 돌아봐야 할 연말이 다가왔다. 닥터서베이 패널로 등록된 976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의사들의 기부문화를 살펴봤다.
현재 사회단체, 후원회 등에 기부금을 납부하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94.6%가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브레인월드닷컴이 네티즌 2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 63.1%에 비해 크게 높은 비율이다.
연간 납부하는 기부금 액수는 '100만원 이상'이 31.1%로 가장 많았다. '10~30만원'이란 응답이 29.7%로 뒤를 이었다. 매년 100만원 이상을 기부한다는 응답자를 직역별로 분석해 보았다. 봉직의 응답자(41.6%)가 개원의(32.3%)·교수(36.4%) 등 다른 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기부금을 내는 경로에 대해서는 '관련단체에 직접 전달한다'(45.9%)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종교단체 등 성금 모금 활동에 참여'(21.6%), '병원 등 소속 기관의 기부 활동에 참여'(18.9%) 순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면 어느 분야에 하고 싶은지를 물어보았다. 예상대로(?) '보건의료'라는 응답(36.5%)이 가장 많았다. '교육'분야에 기부하고 싶다는 답변도 33.8%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종교'(17.6%) '문화'(4.1%) 순이었다.
최근 불거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 사건으로 국민들의 기부 의사가 크게 줄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7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6%가 '비리 때문에 기부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정도는 덜하지만 의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패널 가운데 27%가 '비리 사건이 자신의 기부 의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기부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약간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28.4%였다. '거의 혹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은 41.9%로 나타났다.
사회 지도층의 기부문화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79.7%가 '일반 국민보다 더 기부에 앞장서야 한다'고 답해 오블레스 노블리주에 대한 높은 인식도를 보여줬다.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17.6%, '(지도계층)은 직업활동 자체가 사회를 위한 것이므로 별도의 기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2.7%로 각각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선 '연간 2000만원 이상을 기부한다'고 밝힌 패널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에서 비뇨기과 의원을 운영하는 30대 남자 개원의였다. 이 패널은 자신의 전재산을 기부한다면 '교육 분야'에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