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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의료제도 지속하려면 공공·민간 분리해야"
"의료제도 지속하려면 공공·민간 분리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12.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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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이사

 

 

국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을 내건 대한의사협회 제33차 종합학술대회(대회장 경만호·대한의사협회장)가 2011년 5월 13∼15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성덕·대한의학회장)와 <의협신문>은 33차 학술대회를 맞아 '릴레이 탐방 33인-진료실 밖에서 한국의료의 길을 묻다'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릴레이 탐방은 의사회원 가운데 진료실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주인공을 만나 ▲다른 길을 걷게 된 동기 및 배경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 ▲외부에서 바라 본 의사 사회 ▲의사 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들어봄으로써 한국의료와 의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직전까지 연재되는 '릴레이 탐방'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명품쌀을 공급할 수는 없습니다. 서민을 위해 정부미까지만 책임지고, 더 좋은 쌀을 먹길 원하는 국민은 자신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야 합니다. 의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국가경제 수준이나 건강상황을 감안해 어디까지 책임을 질 것인지를 정해 놓아야 합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의료경영전문가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이사는 "정부가 국민의료를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자는 '무상의료'는 현실성이 결여돼 있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에서도 한계가 있다"면서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이 지속가능하려면 공공의료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는 기본적 혜택과 치료내용을 정해 놓은 후 추가적인 혜택은 민간보험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이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보건경제구조는 헌법에 명시된 건강권 실현의 기준을 어디까지 해 줄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답을 풀 수 있다"는 윤 대표이사는 "전체적인 상황을 모르는 국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상낙원식의 접근을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그의 의료경영 컨설팅 스펙트럼은 개원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분에서부터 중소병원과 대형병원은 물론 국가 차원의 의료산업화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다.

그는 전공의 시절부터 10년 넘는 시간을 의료경영에 매달려 왔다. 성형외과 병원의사로 안정된 직장을 뒤로한 채 의료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이를 악물고 공부한 끝에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수여식에서 'Most popular student'를 수상, 범상치 않은 능력을 인정받았다. 내친 김에 서울종합과학대학원대학교의 문을 두드려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왜 경영학을 공부하게 됐냐?"는 질문에 그는 "경영을 통해 한국의료를 바로세우고 싶었다"고 답했다.

"의료는 협력을 통해 꽃을 피는 산업입니다. 그러나 협력이 필요한 의료산업에서 너무나 많은 갈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해외기업을 유치하면 축하하는 분위기지만 외국병원 유치한다고 하면 반대성명이나 시위가 나옵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윤 대표이사는 "자원이 부재한 우리나라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정부·의료·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시너지를 모아 의료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이들 이해관계자들이 의료산업에 대해 같은 언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서로 소통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헬스는 의사나 병원이 질병만을 제한적으로 관리하던 것에서 나아가 국민의 전생애까지 서비스를 확장함으로써 의료가 좀더 풍요롭게, 국민건강증진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유헬스로 인한 건강생활의 편이성과 다양화는 물류·제조·IT·통신·보험 등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습니다.

세계가 유헬스를 위해 뛰고 있지만 우리는 안타깝게도 소모적 논쟁으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5년전부터 '닥터서비스'라는 의료경영 컨설팅회사를 차려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 전문 병원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seri.org)에 '의료경영 MBA'라는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 학습모임을 이끌고 있다.

▲ ⓒ의협신문 김선경

10년 넘도록 공부에 정진한 까닭에 내공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조식품을 먹으면 건강해지나요>·<Hello Doctor Service>·<병의원 홍보키포인트70>·<한국 헬스케어산업의 미래 경쟁력>·<의료산업고도화에 따른 연구중심병원의 진화의 단계와 특성>·<대한민국 의료산업 세계의 강자를 꿈꿔라> 등 의료경영 전문서를 펴냈다.

메디클러스터의 개념을 소개하고, 의료산업화의 미래를 조명한 <한국헬스케어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스테디셀러로 등극, 헬스케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대형병원들은 덩치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급성기병상은 이미 필요공급량을 넘어선지 오래지만 규모를 확장하는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동네 병·의원에서 환자만 빼앗아오는 형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윤 대표이사는 "의료시장에서 소비자의 판단기준이 없다보니 내적역량은 보여주기 힘들고, 시각적 효과가 큰 대형화를 보여주면서 외형 확장경쟁이 촉발됐다"면서 "병상수 초과공급 상태에서는 대형병원의 도산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양에서 질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곧 옵니다. 소비자들은 점차 병상크기나 외형으로 판단하던 기준을 버리고, 치료를 얼마나 잘하는가를 찾아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도 의료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약제비에 손을 댄데 이어 입원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큽니다. 입원에 손을 댄다면 전략없이 대형화를 추진한 병원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윤 대표이사는 대화조차 통하지 않은 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의료산업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닥터서비스' 사이트에 의료경영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경영에 관심이 있는 회원들이 미국을 가지 않고도, 수백만원을 들여 MBA최고위과정에 등록하지 않더라도 전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10년 동안 공부한 경영이론이 얼마나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개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본업은 의료경영입니다. 개원은 어디까지나 부업이죠."

의료경영전문가가 직접 경영하는 병원의 모습은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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