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학술대회 열고 '문학 ♥ 의학' 만남의 장 마련
문학을 사랑하는 의사들과, '의사문학'에 관심이 있는 문인·문학연구자들이 '문학의학학회'를 창립했다.
초대회장에는 따뜻함과 평화로운 시 쓰기를 통해 의사 문인의 길을 연 시인 마종기(71세) 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아동병원 방사선과장이 선출됐다.
마종기 초대회장은 "한국에서도 마침내 문학의학학회를 창립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가슴이 설렌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의사와 문학자들이 모일 수 있도록 애쓴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문학의학학회 창립을 계기로 의료와 의학교육의 밑거름이 되고, 문학 발전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애정어린 참여와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창립총회 학술대회에서는 ▲치유의 예술과 고통(이병훈 아주대 교수·기초교육대학) ▲'환자보호자-환자-의사 사이의 진실':박완서 소설을 중심으로(이영아 건국대 교수·몸문화연구소) ▲생의 마지막 시기 대화의 분석(이승희 연세대 교수·영문과) ▲작가로서의 서재필(김욱동 한국외대 교수·문학평론가) ▲의사로서의 시 창작(마종기·시인)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한 창립대회에서는 회칙 심의와 학회장 및 임원 선출을 통해 본격적인 학회 출범을 알렸다.
의학문학학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의학과 문학'은 그동안 질병에 대한 과학적 탐구에만 몰두해 온 의학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인간중심주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와 연결돼 있다"면서 "환자들은 과학적 진단 너머로 의사들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을 원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현대의학의 지평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학의 논리는 인간의 논리이며, 문학작품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사수하기 위한 가장 심오한 이해의 표현"이라며 "인간중심주의를 강조하는 의학이 문학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학회 간행위원장을 맡아 <문학과 의학> 창간호 발행에 기여한 서홍관 시인(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가정의학클리닉·금연클리닉 전문의)은 "의사와 문학자들이 결성한 문학의학학회와 정기간행물 <문학과 의학>은 이런 문제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회장으로 김춘추 제주한라병원 명예교수(혈액종양내과)·강은교 시인·이헌영 원장(세형정형외과재활의학과의원)·김형규 고려의대 교수(의협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권성원 차의과학대학교 교수(강남차병원 비뇨기과)·조우신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가 참여했다.
상임이사진에는 ▲총무이사 손명세 대한의학회 부회장 ▲간행이사 서홍관 시인 ▲학술이사 정과리 연세대 교수(국문과·문학평론가) ▲홍보이사 김향숙(문인) 등이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