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4:11 (금)
세계 석학들 "쌍벌제, 실패할 가능성 높다"
세계 석학들 "쌍벌제, 실패할 가능성 높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0.11.01 09:1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MA 매튜 위니아 교수 등 의료윤리학회서 언급
"한국 의료수가 원가 못미쳐, 풍선효과만 부를 것"

세계 석학들이 쌍벌제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의료수가가 원가에 못미치는 한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탑다운(Top down) 방식의 일괄적 규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는 10월 30일 서울아산병원 아산교육연구관 강당에서 '이해상충과 의료윤리'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학회는 고윤석 회장을 비롯해 미국의 매튜 위니아 교수, 일본의 키치로 츠타니 교수, 싱가폴의 쟈클린 친 교수 등 의료윤리 관련 석학들을 초청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 의료윤리 현안에 대한 세계적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고윤석 한국의료윤리학회장
이날 간담회의 초점은 국내 의료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쌍벌제'로 모아졌다.

한국의 의료상황을 고려할 때 쌍벌제 시행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진 것인데, 세계적 석학들의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키치로 츠타니 교수(일본 동경대학교)는 "의료수가가 원가를 보전하지 못하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탑다운 방식의 규제로는 의료계 전체를 변화시킬 수 없다"면서 "일괄적인 규제는 리베이트 음성화를 초래할 것이며,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사협회 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매튜 위니아 교수 또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리베이트는 시스템의 문제로 한쪽만 눌러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면서 "일괄적인 규제는 풍선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경우 1989년 쌍벌제와 유사한 법안을 제정,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에도 계속해서 법의 해석과 적용방법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고 있다"면서 법률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윤석 의료윤리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교수)은 특히 쌍벌제의 시행이 개원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가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개원가의 경우 쌍벌제의 시행은 생존의 문제로, 생존권을 위협받으면서도 이를 따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 회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준비할 시간"이라면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법을 강제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의료계와 타협점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