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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변화 속에서 살아가기
청진기 변화 속에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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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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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학(갈산중앙의원)
▲ 안용학(갈산중앙의원)

필자는 전문의 자격증을 획득하고서 이제 모든 고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했다. 이제 "환자의 질병만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개원한지 수개월 만에 잘못된 생각임을 깨달았다.

보건소나 시청 공무원 그리고 경찰의 간섭도 받았고 공단·연합회·지역 등 보험자 단체의 암호문 같은 문서도 해독해야 했다.

심지어 보건복지부와 세무서의 각종 요구도 받아들여야만 했고, 수시로 바뀌는 의료 제도의 내용을 알기 위해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들며, 변화된 제도가 현실성이 없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위에서 내려온 내용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해당 공무원과 입씨름을 하곤 했다.

그래서 이제 의사는 환자의 질병만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의 변화까지 눈치 빠르게 이해해야 생존하기 쉬운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권위주의 시대에서 민주주의 시대로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 포퓰리즘을 걱정해야할 상황이 되었고, 인터넷 보급으로 정보가 넘쳐흘러 진실한 정보와 거짓된 정보를 구분해야할 때가 되었다.

이제는 엄숙한 의사 모습보다 재미있는 연예인 모습의 의사가 더욱 좋아 보이고, 고통을 치료하는 의사보다 미용에 관여하는 의사에게 더욱 관심이 가는 시대가 되었다. 즉 MEDICAL CARE(돌봄)의 시대에서 MEDICAL ENHANCEMENT(강화)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의학 교과서에 실린 지식보다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미용이나 건강증진에 관한 지식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의대나 수련병원에서 배우지 않는 지식을 배울 필요가 생겨났다.

또한 개원 형태도 변화하여 나홀로 개원에서 여럿이 개원하는 형태가 위험 부담을 줄이며 경쟁력도 높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도 많아졌다.

과거에 손꼽을 정도였던 대형병원이 이제는 우후죽순 같이 생겨나고, 교직의가 개원의를 부러워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개원의가 교직의를 부러워하는 시대로 바뀌어 버렸다. 모든 정책이 대형병원 중심으로 바뀌어 버렸고 개원의는 '경쟁력 없음'이란 딱지가 붙기 직전이다.

하지만 대형병원의 교직의의 위상도 예전만 못한 듯하다. 과거에는 대형병원의 주인은 당연히 의사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고용된 일꾼에 불과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이 여기 저기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치·경제·문화의 급격한 변화는 슬픔과 희망이 교체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빈번히 벌어진다.

의사의 이미지도 빠르게 변하여 의사와 환자 사이 갈등과 의사와 의사 사이 갈등이 자주 발생하며, 또한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의료 제도를 이러 저리 바꾸며 생존하는 정치 관료와의 갈등도 자주 발생한다. 그래서 의사는 병만 알아야 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도 알아야 하고 경제·문화도 알아야만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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