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에서 고객경험관리로 변화해야
고객만족이라는 개념은 이미 많은 병원에게 진부하리만큼 보편적인 개념으로 정착했다. 중요접점의 집중적 관리와 취약접점의 발견 및 보완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충성고객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고객만족경영의 목표이다.
그러나 병원들의 시설에 대한 투자, 고객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으로, 고객만족도 조사결과는 웬만한 수준의 병원에서는 90%선의 만족도를 넘나들고 있다.
이렇게 고객만족이 일정수준으로 올라간 상황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만족도의 향상을 가져오는 것은 쉽지 않고 많은 비용이 수반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객만족조사의 결과를 보면 고객만족이 고객의 재 구매를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고객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많은 자동차회사 브랜드에 대해 매번 90% 이상의 고객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는데, 실제 소비자의 이들 회사 자동차 재 구매율은 3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이탈고객의 60∼80%가 이탈 직전까지도 만족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고객과의 정서적 관계 형성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케팅의 초점을 제품이 제공하는 편익을 넘어 생활양식이나 가치체계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엄선된 맛의 커피를 넘어 소비시점에서 멋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나무 바닥재의 부드러운 분위기, 오래 앉아 있기 편안한 의자, 쉽게 볼 수 있게 진열된 책은 커피의 성격을 마시는 음료를 넘어, 만남의 장소에서 다른 사람과의 사교를 위한 음료로 바꾸었다.
미국의 Top5 병원 중 한 곳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문화센터와 같은 편안한 경험을 주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띄는 천장의 대형조형물과 미술작품들, 편안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빨간 자켓의 자원봉사자, 전망 좋은 옥상의 가든에서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제공되는 명상, 요가, 마사지 등의 프로그램은 병원의 개념을 바꿀만한 새로운 경험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간다.
의료기기의 발전과 의료기술의 매뉴얼화에 따라 병원도 많은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실력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졌고, 서비스마인드의 제고에 따라 병원의 통상적인 서비스과정에 대한 소비자만족도를 비슷한 군의 경쟁자 대비 두드러지게 올리는 것은 힘든 상황이 되었다.
병원에 대한 애착을 갖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타벅스나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경우처럼 고객의 기존관념을 넘는 경험을 디자인하고 제공하여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병원과 소비자의 정서적 관계 형성의 촉매로 작용한다.
현재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02-2030-7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