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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疎通) 하고 교감(交感)하기'

'소통(疎通) 하고 교감(交感)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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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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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의 병원 마케팅 ①

▲ 김태연(모스컴 대표)

지난해 연말 평소 과묵하시기로 유명한 대학원 지도 교수와 오랜만에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아바타' 란 영화가 개봉한지 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이름도 생소하던 때에 교수님은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아주 잘 표현한 영화라며 꼭 보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명대사, 'I see you' 를 통해 상대방은 나와 생김새도 생각도 다르지만 그 '현상(외형)'이 아닌 그 '실체(본질)'를 '보고, 이해하고, 느껴야' 하며 상대방과 진정으로 교감(交感)하고자 하는 자만이 궁극적으로 자연도, 사람도 지배하는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교감'의 뜻을 사전적으로 풀이하자면 'Share each other´s feeling', 즉,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통' 이 상대방에게 '이해되어지는 것' 이라면 '교감'은 한 단계 더 진화된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밀려드는 환자를 두고 의사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말과 감정까지 소통하라" 는 것은 한편으로는 너무 가혹한 요구일 수 있다. 그렇지만 환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병원으로 만드는 첫번째 조건은 최첨단 의료시설,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닌 바로 '만족스러운 의사 소통' 이다.

지난해 말 입주한 신도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처음으로 소아과 두 군데가 거의 동시에 문을 열었다. A 소아과는 개원 전부터 신문·버스 등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했고, 나머지 B 소아과는 조용히 개원만 했다.

그 결과 대대적인 개원 마케팅을 했던 A소아과는 환자가 넘쳐났고, B소아과는 상대적으로 매우 한산했다. 그런데 두세 달쯤 지나고 아파트 단지 내 엄마들 모임에서 이러한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A소아과 선생님은 환자가 많아서 그런가 아예 얼굴도 안쳐다 보고 할말만 딱딱하고 끝내시는데, B소아과 선생님은 우리 집 일곱살 꼬마가 다 이해할 정도로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가 하면, 엄마들이 평소 궁금해하던 것을 알아서 다 말씀해 주신다"는 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엄마들은 이후 다니던 소아과를 바꾸는 것은 물론, 자발적으로 빠르게 구전(口傳)시켜 나갔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의사 선발 국가고시에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실기과목으로 도입됐다. 이제 의사에게 '의술' 만큼이나 그것을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시 여기겠다는 의미이다.

상대와 소통하고 교감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이미 그 눈빛과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환자에게는 나를 이해해 주는 의사의 말 한마디가, 마음 한편(片)이, 그 어떠한 마케팅 활동보다 파워풀하다는 것을 부디 기억해 줬으면 한다.

▶ 저자 / 김태연 대표는 전 세계 83개국에 지사를 두고 12년 동안 고객 만족도 평판 조사에서 1위(Harris Impulse 발표)를 차지한 글로벌 No. 1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플레시먼힐러드(Fleishman-Hillard)에서 수 년간 헬스케어 분야 팀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병·의원 전문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모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MOS Communication Consulting)'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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