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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들은 '상생·화합' 해법을 택했다

대의원들은 '상생·화합' 해법을 택했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04.2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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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 "감사·중앙윤리위원회 화해" 권고
윤리위엔 '징계 철회'…감사엔 '소송 확대 방지'

박희두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들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 대의원총회가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상생'과 '화합'의 악수를 요청했다. 의협 집행부에 대해서는 전국의 회원들이 보람을 갖고 의사라는 직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할 것을 주문했다.

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중앙윤리위원회와 이원보 감사와의 갈등이 의료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내부 소모전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화해를 권고했다.

이원보 감사는 지난 2009년 10월 15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이견을 보였다. 이원보 감사는 감사고유업무 수행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중앙윤리위는 정관에 입각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선 끝에 징계와 법적 소송문제로 까지 확산하려는 양상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었다.

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시급한 현안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인 갈등과 반목이 의료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중앙윤리위는 감사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감사는 중앙윤리위에 대해 법적 소송으로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표결에 붙여 203명 중 149명(73.4%)의 찬성(반대 54명·26.6%)으로 화해의 물꼬를 텄다.

박희두 대의원회 의장은 속개 본회의를 마치기에 앞서 "전체 의협 집행부들이 더욱 분발해 일할 수 있도록 이 자리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집행부 중심으로 뭉쳐야 산다"
총회 개회식에는 문태준·김재정 의협 명예회장을 비롯해 의협 고문단과 민주당 전현희 의원·김성덕 대한의학회장·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장·박경아 한국여자의사회장·김건상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문영목 대한결핵협회장·이병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임정희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서란희 대한조산사협회장·이동수 한국화이자제약 대표이사·조순태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김동국 한양대 교수(의당학술재단) 등이 참석,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박희두 의장은 총회 개회사를 통해 내부 단결과 집행부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대외적으로 바꿔나가야 할 제도들이 넘쳐나고, 안으로는 회원들 간에 쌓여 있는 갈등과 오해들이 서로를 힘들게 한다. 하나로 단결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의 부끄러운 모습은 의료계 발전은 물론 의사회원 서로를 멍들게 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박 의장은 "소모적인 논쟁이나 불필요한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협회의 목적과 권익을 위해서는 의료계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집행부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만호 회장 "밤 낮 없이 뛰고 있다"

경만호 의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경만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36대 집행부는 사면초가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사권익 옹호를 위해 1년간 쉬지 않고 전력투구해 왔지만 의료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냉엄한 현실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경 회장은 "그 와중에서도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의료계의 오랜 숙원인 의료분쟁조정법의 국회통과가 9부 능선을 넘었고, 차등수가제의 개선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법안의 보건복지위 상정 저지·의료전달체계 확립·지속적인 급여기준 개선·규제개혁 등을 비롯해 무너진 국회와 정부와의 관계를 복원한 것은 앞으로 선적한 난제를 풀어나감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 관련법안의 국회 보건복지위원 통과와 관련해 경 회장은 "필사적인 저지를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의약분업 철폐 수순을 밟아나가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회원님들의 뜻에 따라 반대로 입장을 정했다"면서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경 회장은 의사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경계했다. 경 회장은 "특히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서는 한 뜻으로 결집해야 한다"면서 "정신을 바짝 차려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 회장은 "의료수급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오로지 의사들이 소신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밤 낮 없이 뛰고 있다"며 단합과 화합을 호소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참석한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의사들도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키워야 한다"며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의사들을 존경하고 노고를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전 의원은 "의료인에 대한 이중처벌을 개선하고, 의료기관을 실사할 때 실사기간·내용 등을 미리 정해 놓은 조사명령서를 갖고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소개했다. 전 의원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다른 당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묻지마 식의 지지보다는 다른 당에도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며 "그래야 힘을 받고 일할 수 있다. 의료계가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문태준 명예회장은 축사를 통해 "보통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를 통해 배운다"면서 차기 지도자 양성에 무게를 실었다. 문 명예회장은 "상식과 비전, 용기와 더불어 누구와 상대해도 이길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을 갖고 있는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며 "대의원들이 의협을 살려야 한다. 새 사업을 동결하면 발전을 못한다"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당부했다.

김재정 명예회장은 "과거에는 대의원들이 밤늦게까지 토론을 하면서 싸움을 했지만 일단 한 번 결정하고 나면 한 목소리를 냈다"며 "지금은 중구난방으로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명예회장은 "싸움은 하되, 일단 결정을 하면 의협을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죽는다"고 의사 사회의 반목과 갈등을 걱정했다.

전의총 회의장 진입…대의원들 "충정으로 이해"
이날 대의원총회가 열린 총회장에는 전국의사총연합 소속 회원임을 표방한 일부 회원들이 '왜곡된 의료를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마십시오'·'날치기 간선제 통과 절대 반대'·'무능한 집행부는 사퇴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든채 총회장에 입장,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박희두 대의원회 의장은 1분 동안 발언기회를 달라는 이들의 요구를 불허한 대의원들의 결정에 양해를 구한 채 의장 직권으로 발언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노환규 전의총 대표는 "단체 행동에 사과한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예의있고, 양보하는 습관으로 인해 어려운 현실에 처한 것 아니냐"며 "여지껏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대의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박 의장은 "의사를 위한 충정에 박수를 대의원들이 박수를 보내달라"며 원만히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총회는 휴대용 단말기에 찬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전자투표기가 첫 선을 보여 회의시간을 대폭 단축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총회는 예정 시간에 맞춰 6시 30분 폐회 선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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