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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리아, 글로벌 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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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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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애경(서울 강서·WE클리닉)
연일 즐거움을 주던 동계 올림픽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설원이나 실내 링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쇼트트랙 선수나 김연아 선수 뿐 아니라 기대치 않았던 많은 선수들의 선전으로 연일 가슴 찡한 날들이 되어 즐겁기만 했다.

세계 속에 한국, 한국인. 우리의 경쟁 상대는 이미 우리 옆 사람, 옆 동네가 아니라 이웃 나라, 전 세계이다. 이제 글로벌 우리라는 생각으로 시야를 넓히지 않으면 안 된다.

아들이 8살 때 일이다. 같은 아파트의 친한 친구가 놀러와 깔깔거리며 놀다가 엄마가 빨리 오라고 연락이 왔다. 한글 선생님이 오신다고 친구는 풀이 죽어 집을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요, 무슨 일이 있어도 받아쓰기는 XX(우리 아들)보다 잘 봐야 된다 하셨어요."

신나게 놀던 일을 멈추고 8살 아이가 급히 집으로 가야하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물론 공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친구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좋다.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인데 함께 잘 하도록 가르치면 좋지 않을까? 옆집 아이보다 잘하라 하기보다, 함께 세상에 없으면 안 될 소중한 사람이 되도록 도우며 선의의 경쟁을 하라고 하면 좋지 않을까.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남보다 잘하고 뛰어나기 위해서 반드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내가 잘되기 위해 동료를 험담하며 깎아 내리고, 아는 사람을 밟고 올라가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작금의 과도한 경쟁 현상은 마치 '게'들에게 비유되기도 한다.

게들은 웅덩이에 빠지면 단 한 마리도 탈출하지 못한다고 한다.

서로 협조해 모두 나오기보다 먼저 올라가는 다른 게를 끌어 내리느라 한 마리도 나올 수 없다고 하니 남 잘되는 꼴을 못 보는 것과 같지 않은가. 진정 내가 잘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 상생하는 것이 급변하는 세계 속 작은 나라에서 우리가 가야하는 유일한 길이 아닌가.

쇼트트랙 강국답게 금·은·동을 놓고 우리 선수끼리 과도한 경쟁으로 넘어지며 메달을 잃는 어이없는 일도 있고, 한 가지 쟁점을 점차 확대하여 상대 정당을 비방하기에 급급한 정치가를 봐도 그렇다.

의사들은 어떤가? 얼마나 잘못된 불법 무면허 의료 행위나 시술을 많이 보았던가. 난무하는 잘못된 의료 정보의 전달,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법 유통 판매되는 유해식품들은 쉽게 넘기면서도 옆 병원이, 근처 의사가 잘못했다, 틀렸다고 신고하고 비방하는 일에 핏대를 올리고 있지는 않았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가야할 길이 얼마나 먼데,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함께 해도 버거운 세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우리와 나 자신을 위해서도 친구와 이웃과 더불어 다른 동료와 정당과 함께 힘을 합쳐야 글로벌 코리아를 만들지 않겠는가.

'엄친아'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녀 교육열이 지나치니 어려서부터 그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부터라도 쟤 보다 나아야하고 누구보다 성적이 좋아야하고 그 엄마 자랑하는 거 못 봐주겠다는 말을 은연중에 소중한 아이에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시 나의 자존심과 자랑을 위해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아이의 꿈과 욕심보다 나의 욕심을 먼저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본다.

오늘은 '너는 정말 이런 것을 잘하다니 엄마가 놀랍고 자랑스럽구나'하는 따스한 말을 해 봐야겠다. 따스한 봄 햇살 받으며 연한 싹을 피우는 우리 아이들에게 꽃샘추위가 와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스러지지 않고 굳건하게 세계 속에 꽃을 피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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