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낯설은 발명특허 전시회에 출품을 하였다. 잘 아는 친구들이 권고를 했으나 못 들은 척 하고 지내다가 이번에는 국제 및 국내 발명특허 전시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고 해 어느 귀신에 홀렸는지 겁도 없이 신청을 했다.
그런데 재수 좋게도 발명특허 3가지가 모두 전시품목으로 선정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고서 자세히 알아보니 수많은 신청 품 중 특별 심사를 하여 160종류만 출품선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시장에는 국제 부스와 국내 부스가 있고, 국제 및 국내 전시회에 모두 다 출품하였는데 전시장 중앙 비교적 좋은 위치 코너가 지명이 되었다.
절간에 간 처녀가 스님이 하라는 대로 하듯이 서둘러 전시용 발명품 도안 패널을 설치하며 홍보용 안내책자를 만들고 영어 잘하는 안내인을 항상 대기하라고 하여 미국에서 온 딸, 미8군에서 오래 근무했던 동생, 영어 잘하는 무역회사 임원까지 동원하여 방문객들에게 자세히 설명을 하였다.
국제부스에 있는 독일 발명가 S씨는 관심이 많은지 3번이나 나의 부스에 와서 자세히 설명을 들었고 안내책자도 여러 부를 가져갔다. 나도 예의상 독일부스에 가보니 그 자리에서 H특급호텔 총지배인이라는 독일 사람을 소개 받아 이야기를 하다가 이틀 후 저녁초대를 받았다.
호텔 총지배인, 독일 발명가, 독일 변호사 등이 함께 만나서 환담을 하다가 독일 변호사가 물었다.
"언제부터 발명을 하였느냐?" "30여 년 전부터 취미삼아 발명을 하였고 현재 국내 특허 30가지, 국제특허 9가지가 있다.", "직업이 의사인데 어떻게 발명을 할 수가 있느냐?", "나의 부친이 교수이며 의사였는데 발명을 하셨으나 특허가 나오지 않았다. 나도 특허에 관심을 가지고 10여 번 특허를 제출하였으나 거절이 되었다.
10년 전부터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습관이 되니 특허 출원이 잘 되었다.
청진기 고무줄이 너무 짧아서 진찰 시에는 환자에게 가깝게 접근하게 되어 병이 쉽게 전염되기도 하고 환자를 많이 진료하게 되면 귓속이 헐어서 아프게 되는 불편이 있다" "의사들은 대단히 바쁜 직업인데 어떻게 시간을 낼 수가 있느냐?" "나는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 낮이나 밤이나 항상 한 가지만 생각하게 되는데 아마도 그런 이상한 성격, 취미가 발명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독일 변호사는 "전문가가 호기심을 가지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좋은 발명을 한다"고 대답을 하였다.
12월 3일에 열리는 2009 대한민국 발명특허 대전 개최 10일 전에 출품한 <병명이 나오는 청진기>가 심사결과 동상(동메달)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동시에 개최되는 2009 국제 발명특허 전시회는 개최 첫날, 둘째 날에 국제심사위원들이 현장 심사를 하고 셋째날 시상발표를 하는데 뜻밖에도 이란 특허청장의 특별 최우수 대상을 수상 받게 되었다. 이어서 <병명이 나오는 청진기>는 은상, <휴대폰 청진기>는 동상을 받았다.
갑자기 호박이 넝쿨 채 지붕위에서 떨어지는 격인 수상 4가지를 한꺼번에 받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과분한 수상들이었다.
7년 전 사스(중증 급성호흡곤란 증후군)가 처음 중국에서 발병했을 때 처음으로 진단한 의사가 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였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처음으로 발병했을 때 병원 응급실에 근무한 인턴과 레지던트, 간호사 및 검사요원 등 접촉한 30여명이 거의 다 발병하였고 의료진 2명이 사망하였다.
그 후 의사를 비롯하여 병원직원 모두다 우주복과 같은 전신 가운을 입고 근무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열악한 의료 환경 하에서 전염병은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 선생님들에게 전염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 병명이 나오는 청진기를 제작하려고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알아보았으나 확답을 얻지 못하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우리나라 IT분야는 세계적 최고 기술로 알려져 있는 데 전문가들은 특수한 청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IT칩이 개발되어 의사 선생님들이 청진하는 소견과 동일한 진단명이 나오는 청진기가 만들어진다면 전염병에 노출되는 의료인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가정용 의료기기로 사용하면서 세계 인류의 질병을 진단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