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형사처벌특례 도입유예/임의적 조정전치주의 채택
2. 형사처벌특례 도입유예/임의적 조정전치주의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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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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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시행될 의료분쟁조정제도 소개

조정제도 실효성 또 도마위 가능성

환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진료거부를 하지 못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볼 때 진료과정에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따른 형사처벌 면제는 '잠재적 전과자'라는 현실에서 탈피하기 위한 오랜 바람이었다.

이번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논의과정에서도 형사처벌 특례 인정여부에 대한 격론이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특례를 인정한다면 반의사불벌죄로 할 것인지,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할 것인지, 형사처벌 특례의 전제를 종합보험 등 가입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형사상 합의 또는 조정결정에 동의한 경우로 할 것인지, 환자를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까지 특례를 인정할 것인지, 중과실치상죄를 특례 적용대상에 포함할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가 진행 되었다.

형사처벌 특례가 인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방어진료 및 진료기피의 방지와 원만한 조정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책임보험 등 가입의무에 따른 반의사불벌죄 적용과 특례 대상에 업무상과실치상죄 뿐만 아니라 중과실치상죄도 포함하고, 종합보험 등에 가입한 경우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반대의 입장을 보였고, 법무부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은 법리적 측면과 형평성 위배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특례를 인정하되 특례의 전제를 당사자간의 합의로 하고 중상해의 경우에는 특례적용을 배제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결국 법률안은 제52조(반의사불벌죄)에서 '법에 따른 조정이 성립되거나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한 경우에도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고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였다.

논의의 결과 복지부가 제안한 것처럼 의료인의 형사처벌 특례는 도입하기로 하되, 종합보험 등의 가입이 아닌 환자와의 합의를 전제로 한 반의사불벌의 형태로 규정되었으며, 중상해(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의 경우가 아닌 한 특례의 적용을 받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의료계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의 부대의견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형사처벌 특례의 도입을 1년간 유예하여 2011년 7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하였으며, 시행전에 의료분쟁 조정제도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한 후 도입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즉 형사처벌 특례 도입은 법 시행일로부터 1년 후로 미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1년 후에도 그 시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소송을 제기하여 조정절차를 반드시 먼저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조정전치와 관련해서도, 법률안 제41조(소송과의 관계)는 '의료분쟁에 관한 소송은 이 법에 따른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의료계가 주장한 '필요적 조정전치주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형사처벌 특례의 도입 유예와 임의적 조정전치의 채택으로 인하여 경제적 부담 완화·분쟁해결의 간소화·신속한 피해구제 등을 기본취지로 하는 법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인책이 없어졌다는 비판과 함께, 의료계의 입장에서는 굳이 법이 정한 조정절차에 참여해야 하는 실익이 없어지게 되었다는 의견들도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조정제도의 시행 이후에 법이 정한 조정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르게 결정될 것이고 실제로는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라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조정제도에 참여하지 않고 현재와 같이 사적으로 해결하거나 소송으로 가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조정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의료계의 조정절차 참여율이 저조하여 법이 정한 조정제도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정부가 자구책의 일환으로 의료계의 참여를 유인하기 위하여 형사처벌 특례를 도입하거나 필요적 조정전치로의 전환을 다시 한번 재고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욱 대표 변호사 (법무법인 퍼스트)
박종욱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28기)을 수료한 후 법무법인 퍼스트의 대표변호사로 수년간 의료민사 및 의료기관경영 등 의료분야와 기업법무(M&A) 분야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의료분쟁조정법TF팀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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