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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골관절염에 관절주사 권장 안 돼"
"골관절염에 관절주사 권장 안 돼"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10.01.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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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골관절염 치료 가이드라인의 의미와 시사점
[인터뷰] 김희천 대한슬관절학회 학술위원

 

약을 먹어도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는 골관절염 환자에게는 어떤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할까? 글루코사민을 먹어야 하냐고 묻는 환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까?

위의 질문들은 대한슬관절학회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발표한 '골관절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참고한다면, 어느 정도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희천 대한슬관절학회 학술위원(분당차병원 정형외과)과 함께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진료의들의 이해를 돕고자 가이드라인의 의미와 시사점을 짚어봤다. 가이드라인은 대한슬관절학회 홈페이지(www.koreakne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번 가이드라인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골관절염은 다빈도 질환 가운데 하나이면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그렇다보니 민간요법이나 입증되지 않는 효과를 홍보하는 사기성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돌고 있어, 학회 차원에서 검증된 치료법을 제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관절염 환자의 질병과 행동 특성을 고려해 약물요법·수술요법은 물론 물리치료·보조기·교육 등 가능한 모든 치료 전략을 다뤘다는 점이다.

- 주목해야할 내용을 소개해달라.

흔히 사용되고 있는 약물요법 중 몇 가지는 확실한 근거수준을 확보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무릎 안에 스테로이드나 관절액 성분의 히알루론산 제제를 주사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스테로이드의 경우 B등급, 히알루론산의 경우 그보다 낮은 C등급을 받았다.

근거수준의 등급은 A(추천), B(제안), C(조건부 선택), D(평가 불가능), F(금기) 등으로 분류되는데, 일반적으로 A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물리치료·보조기·테이핑 등 비약물적 치료의 경우 성행은 되지만 근거 중심으로 판단할 때는 생각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 전적으로 추천할만 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글루코사민·콘드로이친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판단이 많았고, 침·뜸·주사세척 등도 권장되지 않는다.

수술요법은 수술방법에 따라 다른데 자가연골이식술·자가연골세포이식술·관절경수술 등 대체로 고비용 수술법의 근거수준 등급은 B나 C에 그쳤고, 인공관절수술은 A등급을 받았다. 간단한 수술법으로 치료해보려는 생각은 피해야 할 것 같다.

- 가장 널리 선호되는 약물요법은 가이드라인에서 어떻게 제시되고 있나?

우선 모든 약은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장기간 약물치료를 받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약제로 추천하고 있지만, 국내 현실은 다르다. 국내에서는 경증 골관절염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약제로 추천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경우라면 아스피린과 같은 NSAID 약물을 사용한다. NSAID로 인한 위장관계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위장 보호 약물을 병용하거나, COX-2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NSAID+위장 보호 약물'과 COX-2억제제 중 어떤 것이 우선이라는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 위장 보호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하부위장관계 부작용은 막을 수 없다고 나타났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근거가 없어 채택이 보류됐다.

실제적으로 둘 중 어떤 치료법을 우선하냐고 묻는다면 위장관계 부작용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 스테로이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 위궤양 등 위장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환자, 노인 환자 등에서는 처음부터 COX-2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NSIAD를 쓰든 COX-2억제제를 쓰든 관절염 환자에서 증상이 좋아진다면 약물 효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약을 끊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 COX-2억제제에 대한 안전성 우려는 없나?

안전성 우려로 퇴출된 약물의 경우 안전성 문제가 해당 약제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COX-2억제제 계열 전체의 문제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COX-2억제제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중론이다.

(화이자에 따르면 2012년 하반기에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 환자 2만여명 대상으로 3년 동안 '쎄레브렉스'와 이부프로펜/나프록센의 안전성을 비교한 PRECISION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 임상 현장에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보면 알 수있듯 일반 임상 의사들의 생각과 전문가 집단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꽤 있다. 이를 유념하고 진료할 때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는 게 좋겠다.

무엇보다 가이드라인은 그 내용에 얽매이라고 만든 것이 아니라, 임상 의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임상적 경험과 판단을 중심으로 하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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