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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5 18:04 (목)
여백과 침묵

여백과 침묵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0.01.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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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회 지음/도서출판 운향 펴냄/1만 2000원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다.

1973년 발족한 이후 의사수필동인들의 ·정겨운 사랑방이 되어 온 '박달회'가 서른 여섯 번째 동인집 <여백과 침묵>을 펴냈다.

예년과 다름 없이 동인들의 진솔한 삶의 단상으로 꾸며진 이번 작품집에는 이헌영·유형준·이상구·김숙희·남상혁·박문일·유태연·홍순기·조재범·정동철·한광수·최종욱·홍지헌·문정림 동인의 글이 담겨있다.

1974년 첫 작품모음집 <못다한 말이> 이후 매년 작품집을 발간해 오고 있는 박달회에는 그동안 지금은 타계한 이제구·강석영·박용철·유형렬·최신해·김정숙·이규동·김석희 동인과 이 모임을 거쳐간 김철규·박성태·맹광호·곽대희·서정돈·박금자·신옥자·서민 동인에 이어 지금은 17명이 참여하고 있다.

먼저 작품집 첫머리에 자리해 맛깔나는 작품집의 문을 연 이헌영 원장(서울 금천·세영정형외과의원)은 표제와 같은 제목의 글에서 "지금까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긁어모으는 것이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이라 여겼다면 이제부터는 빈틈없이 들어찬 그것들을 비워내면서 그 비워낸 자리의 여백을 즐기는 무소유의 참된 맛을 느끼며 느긋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유형준 교수(한림의대 내과)는 '4,5' '6,7' '8,9,10' 감각적인 제목의 세 편을 비롯 다섯편을 싣고 있고, 이상구 원장(서울 영등포·이상구신경과의원)은 '죽음의 본질과 행로 그리고 사후' 등 삶을 관조하는 작품 네편을 선보였다.

김숙희 원장(서울 관악·김숙희산부인과)은 '올레길, 둘레길' 등 일곱 편의 글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부터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남도 갯길, 무등산 옛길, 강원도 바우길까지 등짐하나에 설레임만을 지니고 첫발을 떼는 마음을 옮겨놓고 있으며, 남상혁 원장(서울·남상혁외과의원)은 여섯 편의 글와 '산'이라는 작품집 속 유일한 시를 선보인다. 박문일 교수(한양의대 산부인과)는 먼저 보낸 친구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과 아쉬움을 담은 '원선이의 추억' 등 세 편을 싣고 있다.

유태연 원장(서울 중구·유태연피부과의원)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 D단조'에서 50여년전 처음 접한 곡에 대한 감상에서부터 당시 시대상황과 맞물린 여러 가지 소회를 담고 있으며 이외에도 세 편의 글을 더 볼 수 있다. 홍순기 원장(서울 강남·청담마리산부인과)은 '나잇값하기 초보'에서 지천명의 필자가 나잇값하기 초보를 면하고 아름답게 나이를 먹어가기 위한 마음가짐을 짚어본다. 다섯편의 글을 게재했다. 조재범 병원의사(서울·성애병원 가정의학과)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시작된 연상이 라트라비아타-뒤마-들라크르와를 거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끝나기까지의 '사고의 비약'을 재밌게 전한다. 다섯편을 소개한 정동철 원장(경기 고양·해암병원)은 '아내와 함께한 외도'에서 개원 35년만에 처음으로 외지인 경포 호숫가에서의 8개월간의 생활에 얽힌 단상을 엮고 있다.

한광수 원장(서울 마포·용현의원)은 '애견회상기'에서 재크-베쓰-알프-크니-토토에 이르기까지 애견 편력을 소개하고 있고, 최종욱 원장(서울 관악·곽이비인후과의원)은 '막차'에서 쉰일곱 나이에 교수직을 접고 개원하게된 심경을 토로하며 막차탄 개원이라도 끈질김과 치열함만은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홍지헌 원장(서울 강서·연세이비인후과의원)은 시상이 떠올라 발길을 옮긴 몇 번의 산행이 결국은 수필로 마무리되고 만 '시를 잃고 수필을 얻다' 등 여섯편을 소개하고 있고, 문정림 교수(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는 '세상의 중심에서, 의료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외 네 편의 글에서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그에 대한 믿음"이라는 소박한 진리를 말한다(02-785-0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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