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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엔 이 '약'

2010년 새해엔 이 '약'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12.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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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제약기사 헤드라인 따라잡기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 제약업계에 화제를 몰고 올 약들은 무엇이 있을까?
<의협신문>은 새해를 맞아 올 한 해 제약업계 기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10개 의약품을 꼽아 소개한다.

1. '넥사바'…간암에도 보험급여

바이엘쉐링이 2010년에 가장 이뤄지길 바라는 소망이 있다면 아마도 간(세포)암에 대한 '넥사바(소라페닙)'의 보험급여 확대일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보험급여 추진이 어느 정도 진전됐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어, 올해야말로 회사측의 오랜 염원이 실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간암은 국내 5대 호발암 중 하나로, 환자수가 4만여명이 넘기 때문에 만일 급여 결정이 내려진다면 매출이 급상승할 것은 분명하다.

현재 간암의 치료법은 수술요법·경동맥화학색전술(TACE)·항암화학요법 등이 주로 선택되는데, 소라페닙은 임상시험에서 경구용 표적항암제로는 처음으로 생존기간을 약 2개월 정도 연장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효과에 비해 가격이 약 300만원(1개월 기준)에 이르기 때문에 급여 인정을 받더라도 전체 환자로 혜택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고주파열치료·TACE 등 기존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넥사바의 보험급여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2. '노보세븐'…약가협상 다시 한번

지난해를 달궜던 혈우병치료제 '노보세븐' 이슈는 올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른다.

노보노디스크와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1년동안 노보세븐의 약가를 평균 33% 한시적으로 인상키로 합의한 바 있다. 오는 8월 이전에 정부와 회사가 약값을 재협상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공급거부 사태까지 가면서 약가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재협상도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부터 희귀의약품에 한해 제약사가 요구하는 약가를 최대한 보장하는 리펀드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미 노보노디스크는 이 제도의 적용을 거부했다.

정부는 지난해 제약사가 공급을 거부함에 따라 협상타결에 대한 압박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약값 인상을 수용했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태세다. 만일 협상이 결렬된다면 약값이 다시 인상 이전으로 환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약가 인상의 부대조건에 따라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20억원 규모의 노보세븐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3. '신플로릭스'…프리베나에 도전장

올해 하반기에는 페렴구균백신 '신플로릭스'가 오랫동안 시장을 독점해왔던 '프리베나'에 도전장을 내민다.

두 제품의 격돌은 제법 흥미를 끈다. 시장 자체가 워낙 큰 탓도 있지만, 미국과 유럽을 각각 대표하는 '화이자'와 'GSK'의 경쟁 구도가 재현됐다는 점도 관심사다.

그동안 백신사업부를 갖고 있지 않던 화이자는 지난해 와이어스를 인수,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백신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반면 GSK는 오랫동안 소아용 백신 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왔고, 로타릭스 등 기존의 비급여 백신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 신플로릭스는 프리베나가 갖고 있는 6개 혈청형에 3개 혈청형을 추가해 예방 가능한 범위를 확대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화이자 역시 기존 프리베나를 업그레이드 해 13개 균주를 예방하는 '프리베나13'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놓고 있어, 올해 안에 두 개의 신제품이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4. '온글리자'…국내 시판허가 획득

BMS와 아스트라제네카가 당뇨병치료제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두 회사는 올 상반기 '온글리자(삭사글립틴)'란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의 국내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 7월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다. 온글리자의 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국내에서 세 번째 DPP-4억제제가 되는데, 앞으로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DPP-4억제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같은 계열 약으로는 MSD가 '자누비아(시타글립틴)'와 '자누메트(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를, 노바티스가 '가브스(빌다글립틴)'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올해 '가브스메트(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약들의 보험약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온글리자의 약가 협상 과정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5. '에피언트'…플라빅스 따라잡기

올해 릴리의 차세대 주력 신약 '에피언트(프라수그렐)'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에피언트는 현재 국내에서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와 같은 계열의 항혈소판제제.

에피언트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플라빅스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에피언트는 1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TRITON-TIMI 38)에서 플라빅스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으로 구성된 복합지표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하지만 플라빅스 보다 출혈 위험을 증가시킨 점 때문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않다. 미국 FDA는 초고위험군을 제외한 75세 이상 환자에게는 에피언트를 추천하지 않는다.

FDA는 지난해 10월 에피언트를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초기 급속치료 또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에 따른 혈전성 심혈관질환 사건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며, 국내 허가사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6. '아스피린'…1차예방 효과 논란

'아스피린=혈관보험'을 만들려던 제약사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지난해 아스피린은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1차예방에 있어서 뚜렷한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 매일 한 알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근경색·뇌졸중·협심증을 예방할 수 있다던 광고 카피가 무색해진 상황. 2002년 1차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던 연구 그룹(ATT)이 지난해 부정적인 메타분석 결과를 제시한 부분이 결정타였다.

지난해말부터 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1차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사용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고, 당뇨병 환자에서도 그다지 효과가 없더라는 주장도 있다.

국내에서는 엉뚱한 곳에서 아스피린 논란이 촉발됐다.

복지부가 항혈전제 급여기준의 개정 방침을 발표하면서 심뇌혈관질환의 1·2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만을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고시 개정이 해를 넘긴 만큼 올해 아스피린은 여러모로 논의 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7. '라이넥'…태반주사제 명예 되찾기

'태반주사제의 명예를 되찾을 것인가, 그린플라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태반주사제에 대한 식약청의 임상적 유효성 평가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지난해 3월 자하거 추출물을 대상으로 한 1차 평가 결과가 공개됐을 때, 40%가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허가 취소를 당하면서 파장을 몰고 왔다.

이번에는 자하거 가수분해물 주사제에 대한 2차 평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참혹한 결과를 맞았던 제약사들은 이번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대표품목 '그린플라'를 시장에서 철수시켜야 했던 녹십자는 '라이넥'으로 명예회복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지난번에는 갱년기 증상 개선을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해 효능 입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간 수치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때문에 단기간 동안 효능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8. '미카르디스'…적응증 확대 성공

고혈압치료제 '미카르디스(텔미살탄)'를 판매하는 베링거인겔하임은 2010년을 제2의 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미카르디스는 빠르면 상반기 ARB제제 중 최초로 광범위한 심혈관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할 예정이고, 암로디핀과의 복합제 '트윈스타'도 올해 허가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적응증 확대의 경우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허가당국이 승인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문제는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다.

유럽에서는 심혈관질환 이환율 감소를 위해 텔미살탄을 우선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반면, 미국에서는 같은 적응증을 ACE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가했다.

현재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ARB제제가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게 되느냐, 아니면 역시나 ACE억제제보다는 못하다는 굴레를 남길 것이냐는 이번 미카르디스의 적응증이 어느 선까지 확보되는지에 달렸다.

9. '크레스토'…순풍에 돛 달다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숨가쁜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최근 2~3년내 가장 성공적인 스터디 중 하나로 꼽히는 '주피터(JUPITER)'의 결과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적응증 추가를 바탕으로 보다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염증 지표인 'C-반응 단백질' 수치가 올라가 있으면서 심장질환의 과거력이 없는 환자들에게서 크레스토의 사용을 권고했다.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FDA가 자문위원들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크레스토는 심혈관질환의 1차예방 효과를 인정받은 첫 번째 스타틴이 된다.

외국계 제약사의 특성 상 허가사항에 없는 내용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크레스토가 국내 적응증 추가마저 성공할 경우 순풍에 돛을 단 격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크레스토의 EDI청구액은 2008년 상반기 214억원에서 2009년 상반기 267억원으로 늘어났다.

10. '서바릭스'…가다실과 진검승부

올해 말 중년 여성에 대한 '서바릭스'의 장기 효과를 관찰한 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선발주자인 '가다실'의 경우 이미 중년 여성에서 16·18형으로 인한 지속 감염 및 전암 단계로의 발전을 83% 예방한다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동안 자궁경부암 백신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얼마나 암을 잘 예방해주느냐, 둘째는 나이 든 여성(혹은 이미 성경험이 있는 여성)에서도 효과를 보여줄 것이냐이다.

첫번째의 경우 지난해 발표된 서바릭스의 임상성과(outcome) 연구를 통해 두 제품이 비슷한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단락됐지만, 그래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인지, 다시 말해 얼마나 많은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만일 서바릭스가 중년 여성에서도 비교적 높은 암 예방 효과를 보여준다면 가다실과의 진검승부는 2라운드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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