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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기다리는 마음

새해를 기다리는 마음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12.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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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하(중앙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진료조교수)

어느덧 알록달록 반짝거리는 장식들이 거리를 장식하기 시작한 것을 보니 벌써 2009년도 다 지나간 모양이다. 올해는 개인적으로도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고, 사회적으로나 또 우리 의료계에서도 끊임없이 이슈가 생기고,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복잡한 현안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나 이 맘 때쯤이면 한 해가 가는 아쉬움과 함께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된다.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면서 느끼는 설렘과 흥분, 걱정을 표현한 유쾌한 노래였다. 새해를, 그리고 새해에는 행복한 일들이 많기를 바라는 지금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기다리는 마음.

나는 요새 또 하나 작은 기다리는 즐거움을 누린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 말이 있듯 잘 되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겸손을 최고의 미덕으로 배워 좋은 일이 있어도 쉽게 내색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의국 선후배 출신 모임의 홈페이지에 올라 오는 소식을 읽다 보면 저절로 미소짓게 되고, 행복한 소식들을 기다리게 된다. 똑똑한 자식 자랑, 홀인원한 골프 경기 얘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명강사 소식 등.

여기서는 스스로 과하지 않게 자랑할 수 있으며, 누가 어디서든 좋은 소식을 알게 되면 모두에게 전하려고 애쓰고, 이를 본 사람들은 정말로 축하한다. 내가 기다리는 것은 좋은 소식보다 이 좋은 소식을 나누는 마음을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힘들고 괴로운 일에 함께 고민하고 위로해 주긴 쉬워도 잘 된, 좋은 일에 내 일처럼 나서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게도, 모두에게도 새해에는 이렇게 진정 어린 축하를 나눌 수 있는 일이 많이 생기고, 이런 좋은 일에 진정으로 함께 하는 마음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새해에는 다른 모든 기다리고 소망하는 것들이 잘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어린 두 아들과 남편, 무심한 엄마 대신 아이들을 더 잘 돌보아 주시는 고마운 부모님, 든든한 시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의 건강을 빈다. 새로이 도약하려 하는 우리 병원은 더욱 굳건해지는 한 해가 되리라 믿는다.

여러가지 건강 상의 문제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진료하고, 나의 진료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새해에 엄마가 될 외래 간호사는 순산하기를 바라며, 아직 반려자를 찾지 못한 지인들은 좋은 짝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에게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기 보다는 격려가 되는 말만 할 수 있기를,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하루하루로 주어진 일을 보다 성실히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날이지만 12월, 올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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