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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20:40 (토)
한국전염병사

한국전염병사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12.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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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감염학회 지음/군자출판사 펴냄/5만원

최근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플루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염병은 역사의 순간마다 주역으로 등장해 왔다. 특히 중세 유럽의 성장과 발전에 전염병은 큰 영향을 미쳤고 국가의 흥망을 비롯한 급격한 사회구조의 변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전염병은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생존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염병은 우리 역사의 흐름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곤 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전염병이 어떤 형태로 발생했고 사회변화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이번에 대한감염학회에서 펴낸 <한국전염병사>는 고조선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까지 기록에 등장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전염병 정리를 통해 당시 진단과 역학, 가능했던 치료와 생각할 수 있었던 예방책을 발굴해 내용으로 담고 있고, 현대의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조상의 생로병사 과정에서 전염병에 대한 고뇌·좌절·환희·생명에 대한 기쁨과 슬픔, 슬기로움과 어르석음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전염병의 존재·역학·진단·치료와 예방에 힘썼던 선조들의 생활상도 엿볼수 있다.

3년여의 역작인 이 책은 역사서로서의 내실을 더하고자 국내에 없는 자료는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 자료를 참조하는 등 관련 역사자료를 찾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또 전염병의 이름이 과거와 현재가 다른 경우에는 현대 용어를 중심으로 표기했고, 의미전달이 어려울 경우에는 과거 용어를 선택했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자를 병기했다.

전염병을 다루는 전문가들이 직접 사료를 모으고 집필하고 감수한 이 책은 문화와 과학을 갖춘 역사서로서 역사학자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중요한 결과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는 김두종 선생의 <한국의학사>가 발간된 이래 우수한 의사학자들이 배출되고, 의사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적지 않은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왔다.

또 전종휘 선생은 <한국급성전염병개관>(1965)을 통해 전염병사를 선구적으로 연구한 바 있지만, 이번에 나온 <한국전염병사>는 전염병에 관한 최근의 연구성과까지 반영해 전염병의 역사만을 전문적이고도 체계적으로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전염병의 개요, 전염병사 연구의 동향, 한국전염병사 개관을 다룬 서론에 이어 첫장에서는 선사시대를 다룬다. 2장에서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를 구분해 다루고 있고, 3장 고려시대 부분에서는 문헌상 나타난 질진·장역·온역·인수공통전염병과 우역 등의 전염병과 <향약구급방>에 나타난 전염성 질환을 설명한다.

4장에서는 조선시대 전기의 전염병과 함께 의료체계 정비와 전염병 대책을 언급하고 있으며, 5장에서는 성홍열·두창·홍역·종두법 등과 관련한 조선시대 후기 전염병을 다룬다. 이어 6장과 7장에서는 개항 이후 대한제국기를 거쳐 일제 강점기에 두드러졌던 전염병 양상을 보여준다.

(☎ 02-762-9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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