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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3 17:54 (화)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10.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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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지음/도서출판 지평 펴냄/1만 2000원

인간에게 성(性)이 없다면?

사람들에게 성적 권리는 기본권 중 하나로 스스로가 올바른 성 표현을 결정할 권리를 지닌다.

그렇지만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가치관을 가져야 함에도 오랫동안 사회가 이 부분에 등한시해 온 관계로 성에 대한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개인의 삶을 간섭하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부정적이고 잘못된 정보를 걸러낼 장치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현대에서까지 성에 대한 표현이 계속 제한돼야 하고 비밀스러워야 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보수적·도덕적·문화적 가치를 그대로 지켜야 할 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이 뒤따르는 부분이다.

또 성문제와 관련된 상당 부분이 의학분야이어서 문제해결에 의사들의 역할이 요구되지만 의대 교과과정에서 정규교과목으로 배우지 못한 탓에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의 성문제에 관여하는데 부담을 느낀다.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는 '성학'에 오랜동안 학문적인 성과를 이뤄온 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가 여성들과 직접 상담한 내용을 기초로해 의사나 성상담 교육자들을 위해 문답식으로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은 근본적으로 건강의 문제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육체적·정신적·심리적·사회적으로 건강하면 자연스럽게 건강한 성생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성은 온전히 학습된 경험에 의존해 간섭받기 때문에 성에 대한 그릇된 지식이 성 건강을 해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저자가 성에 대해 강조하는 금언 두가지는 '성의 가장 큰 적은 침묵'이라는 점과 '성은 아는 만큼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성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이며 인격 그 자체이다. 사랑을 나누고 친밀감을 더욱 높이지만 미움도 괴로움도 녹아있다. 육체적인 영역뿐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흔들 수 있고, 생명을 잉태하는 작용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삶 속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모두 42개 항목으로 나눠 이 책에서 소개되는 성상담 담론은 문화적·종교적·도덕적·보수적 가치를 배제하고 긍정적·객관적·중립적·수용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질문과 답변속에는 성학의 개론에서부터 의학적·정신적·감성적인 수많은 상황이 녹아있다.

단락 사이에는 상담을 자연스럽게 이끌어줄 얘깃거리를 따로 정리해 성문제와 관련한 사전지식을 더해준다.

김숙희 원장(김숙희 산부인과)는 "이 책은 여성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의 성과 몸을 사랑하면서 건강하고 아름답게 인생을 펼칠 수 있게 만드는 성 지침서"라고 말한다.

또 성교육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구성애 푸른아우성 대표는 "성생활에서 부딪히는 구체적인 문제속에서 이 시대의 성을 건강과 자유·사랑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 책은 지금 가장 필요한 성인들을 위한 성 교과서"라고 평했다

(☎ 051-807-0600).


 이한권의 책

▲ 김숙희(김숙희 산부인과의원)

김원회 교수님을 처음 뵌 것은 1982년 가을 국제산부인과학회 참석차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당시 필자는 교수님 옆 좌석에 앉았다.

그 후 종종 교수님을 학회에서 뵈었고, 교수님이 여행을 다니시면서 가끔씩 예쁜 카드를 보내주시기도 했으며, 필자의 글을 읽으시거나 혹은 교수님의 글을 대하면 서로 반가움의 안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요즘 산부인과 의사들이 진료 영역 확장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교수님이야말로 이 분야에 선구자이시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좁은 영역에 만족하고 있을 때 일찍부터 여성의 폐경과 관련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계셨으며 당시에는 생소했던 심신학회와 대한성학회를 창립하셨다.

이 때문에 필자는 지난 27년간 산부인과의 대선배이신 교수님의 열렬한 팬으로 자처하고 있으며 자주 뵙지는 못해도 이 분야에 대한 어려움만 있으면 교수님의 도움과 조언을 받고 있다.

산부인과 여의사로서 필자는 남자가 산부인과를 전공해서 아무리 열심히 연구한다고 해도 여성이 아는 것만큼 알 수 있을까 하는 우월적인 사고방식을 마음속에 살짝 갖고 있었다. 그런데 여성보다 더 여성의 심리를 잘 아는 교수님의 성상담에 관한 답변을 접하고는 완전히 항복해야만 했다.

산부인과 영역 중 특히 성 의학에 관한 것은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더 그 역할이나 이해의 면에서 섬세하고 정확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특히 평생을 산부인과 환자 진료에 매진해 오셨기 때문에 여성을 잘 알뿐 아니라 성이란 결국 혼자가 아니라 너무나 다른 남여의 정신적·신체적 결합으로 완벽해지기 때문에 이 분야는 성 의학을 전공한 남자 산부인과 의사가 더욱 잘 알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교수님이 평생 열정을 갖고 연구하시고 경험하신 여성의 생식 생리와 질환에서 오는 모든 성적인 문제점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다.

또한 산부인과 의사로서, 성의학자로서, 심신의학자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한 남성으로서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고민하는 성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유익한 책자가 아닐 수 없다.

여성으로 태어나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의 성과 몸을 사랑하면서 건강하고 아름답게 인생을 펼칠 수 있게 만드는 여성의 성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성에 대해 연구하고 성 문제로 고민하는 환자들을 대해야 하는 의사들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품위 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교수님의 주옥같은 글들은 이번의 성상담 지침서뿐 아니라 한문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단기고사는 말한다>와 부산의대를 퇴임하시면서 쓰신 <아밋골 너머 32년>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그 책 한부분에 필자의 이름도 들어가 있어서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교수님의 삶은 옆에서 보기만 해도 즐겁고 경이롭다. 대학을 은퇴하신 이후 더욱 더 활발한 활동으로 후배들을 자극하실 뿐 아니라 멋있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주변에 알려주고 계신 분이다. 이렇게 멋있는 분을 알게 된 필자 또한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교수님께 따뜻한 존경과 사랑을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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