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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6 06:00 (금)
거식증 가이드북

거식증 가이드북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10.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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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넷 프레저 지음/강희찬·박선자 옮김/아카데미아 펴냄/1만 2000원

거식증은 가족을 혼란속으로 몰아넣는다. 거식증 환자가 하는 행동은 주변 사람을 화나게 하고, 다분히 이기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한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을 힘들게 한다. 게다가 이런 상태가 평균 5년 이상 지속된다면?

가족들은 거식증 환자가 고통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가족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에 대한 자괴감에 쉽게 빠져 든다. 환자 역시도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병을 이겨내기 위해 먹어야한다는 생각과 먹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이 함께 밀려들기 때문이다.

거식증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실례를 중심으로 소개한 <거식증 가이드북>이 출간됐다. 영국 런던대학교 자넷 트레져 교수(킹스칼리지 정신과)가 쓴 이 책은 거식증 환자와 가족에게 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회복의 길을 안내한다.

거식증은 복잡한 병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병이 있는지, 또 왜 이런 병이 생기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흔하지 않은 질병이기에 거식증과 맞서 이겨내려 할 때에는 먼저 두려움·고립감·외로움이 장애가 된다.

또 거식증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그 자신이 어떤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하는 일이다. 많은 환자들이 자신에게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며 도움을 거부하고, 신체적·심리적인 건강과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야 겨우 인정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 거식증은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동안 겪는 사람부터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하거나 만성적으로 겪는 사람도 있다. 연령도 어린 학생부터 나이든 노년층에도 생겨나기도 한다.

약물이나 수술처럼 직접적인 치료로 단기간내에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거식증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모두 네부분으로 나누어 거식증 치료에 다가가고 있다. 먼저 제1부에서는 거식증의 원인이나 역사를 소개하며 거식증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2부에서는 주위에서 겪게 되는 딸·아들·부인·친구 등 아는 사람중에 거식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둔 보호자가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

3부에서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읽어야 할 병에 대한 대처법이나 극복 방법 등이 제시되어 있고, 마지막으로 4부는 거식증 환자를 만나게 될 전문가(의사·교사·상담전문가·사회사업가·심리전문가)를 위해 미처 알지 못하거나 놓치기 쉬운 거식증 환자에 대한 내용을 전한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의사에 대한 조언을 남긴다. 전형적인 거식증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환자가 증상을 숨기거나 부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부모의 강요에 이끌려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열악한 상담과정에서 숨겨진 질병 상태를 파악해내야 한다.

저자는 환자와 논쟁을 벌이기 보다는 환자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면서 환자가 부인하는 증상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초기 거식증은 일차진료 의사가 작은 관심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책에 정리된 상담기술을 치료에 도입하기 전이라도 병원을 올 때마다 주기적으로 체중을 재고 의사나 간호사가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해주는 것만으로도 거식증 치료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은 영국 레스터대학병원과 런던대학 모슬리병원·베들렘로얄병원 등에서 식이장애병동 임상연구전임의 과정을 마친 강희찬·박선자 백상신경정신과 식이장애클리닉 원장이 맡았다

(☎ 02-57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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