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or 4+4='좋은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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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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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공중보건의사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요즈음 의학교육문제를 둘러싸고 한창 시끄럽다. 의전원이냐 의대냐 아니면 다른 대안이냐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의전원은 올해 막 1기 졸업생이 배출되었으며 의대와 의전원을 혼합한 대학에서는 같은 교육을 받지만 등록금에 있어 많은 차이가 나고 졸업후 받는 학위도 다르다.

이제 의전원 제도 도입 이후 5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그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고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단 의전원의 비싼 등록금을 들 수 있다. 학기당 평균 932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있는데도 장학금 지급률은 21%에 머물고 있다.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 43%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8년이란 교육기간동안 1억원이 넘는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교육의 내용은 기존 의대 교육과 다를바 없다. 의사 1명을 만들기 위한 시간적·경제적 효율로 따져보면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의대와 의전원 학생이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의전원도 의대와 같은 등록금을 받는다고 해도 의전원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묻고 싶다.

또 다른 문제로 이공계와 자연대의 붕괴 우려이다. 이것은 의전원 실시 전에도 제기되었던 문제이지만 의전원 제도 실시이후 더욱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대 자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자연대 한 학부의 경우 전체 졸업생 30~40%가 의·치전원으로 입학했다고 한다.

이는 우려했던 문제가 심각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점에 연연하고 교외에서는 전문대학원 준비에 몰두하는 이런 상황에서 의학적·윤리적 책임을 지며 의사소통 기술을 익히고 도덕성을 겸비한 '좋은 의사'를 기대한다는 건 요원한 일일 것이다.

특히 의전원 입학생의 50% 이상이 소위 SKY 출신이고 80% 이상이 이공계·자연계열 전공자임을 감안하면 학제의 다양성을 꿰하고 다양한 출신의 학생들을 모집한다는 의전원의 기본 취지도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미 엄청난 국민의 세금을 들였고 의전원 입시를 1만명 넘게 준비하는 상황에서, 15개의 학교가 의전원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다시 모든걸 되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되돌리는 것 자체가 정부의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되돌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의대나 의전원이나 결국 알맹이는 같다.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데 중요한 것은 의대냐 의전원이냐의 학제 자체가 아니라 학생의 선발, 교육과정 및 평가의 적합성이다.

특정 학제를 선택하여 밀어붙이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의사'를 양성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각 대학들이 입학제도를 다양화하고 교육체제를 개편할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각 대학에 적합한 의사양성체계를 선택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각 학교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발 방법을 가지고 있다. 단점도 많고 효과도 확실치 않은 제도에 연연하지 말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좋은 의사'의 양성이지 2+4가 맞느냐 4+4가 맞느냐 하는 수학 연산의 정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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