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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학부모 강좌서 '향정신성의약품' 판촉

얀센, 학부모 강좌서 '향정신성의약품' 판촉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9.08.1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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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문건서 "신환 1만명 창출…월 5억원 판매 목표 수립" 확인
건약, 복지부에 '전문약 음성적 판촉활동 엄정 조사' 요구

한국얀센이 일부 초등학교와 보건소·정신보건센터에서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좌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ADHD 치료제 '콘서타'에 대한 판촉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얀센의 내부 문건인 '신환(신규환자) 창출 프로그램' 기획안에 따르면 한국얀센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적으로 1만명의 신규환자를 창출하고 월 5억 원의 판매를 증대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보건소나 정신보건센터 주최로 열리고 있는 '산만한 아이, 현명한 부모' 학부모 강좌인데, 이는 실제로 한국얀센이 기획했다. 한국얀센은 50개 병원에서 학부모강좌를 20회씩 진행하는 것은 물론 병원별 환자창출효과·전국적 환자창출효과·예상되는 수익증대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와 관련,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12일 '정부는 한국얀센의 판촉 전략에 놀아나는 바보짓을 중단하라'는 논평을 통해 한국얀센의 음성적 판촉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건약은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는 소아기와 청소년기에 가장 일반적으로 진단되는 정신과적 장애로서 그 정확한 원인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결론 내렸듯이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얀센은 뇌 속의 도파민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ADHD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콘서타라는 향정신성 약물을 시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DHD 치료제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어지고 있는 때에 오히려 한국얀센은 자사 약물 판매 증진을 위해 공공기관인 보건소를 앞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약 관계자는 "현행 법에서 전문의약품 광고를 못하게 돼 있지만, 얀센이 음성적인 방법으로 판촉 활동을 하고 있어 보건복지가족부의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환자를 새롭게 만들어 내어 이윤을 늘여가려는 제약사의 전략에 놀아나는 '바보' 노릇은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얀센측은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회사의 공식적인 사업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영업사원들이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것.

한국얀센 관계자는 "학부모 강좌 강의 내용 가운데 제품이 언급되기도 했으나, 제품을 홍보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전략적 판촉활동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프로그램은 제품보다는 질환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한 공익활동이 컸다"고 해명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8년 3월 ADHD 약물을 만성적으로 남용했을 경우 현저한 내성 및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범위를 제한하고, 최근 미국 FDA에서는 ADHD 약물 사용이 건강한 어린이의 돌연사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권고사항을 발표해 식약청이 올해 6월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기도 했다.

또 미국 FDA에 따르면 1990년부터 1997년 사이에 콘서타 성분제제를 복용한 환자 가운데 160명이 사망하고, 약 1000명이 중추 또는 말초 신경 시스템 이상을 보고했다. 1999년~2003년에는 모두 25명이 사망했고 43명이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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