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형에게 올리는 편지
J형에게 올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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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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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현(대한전공의협의회 총무이사)

J형, 찾아뵙지 못하고 이렇게 글월로 인사를 드려 송구합니다.

J형도 아시다시피 NHS를 보유한 영국의 NICE 도입, 네덜란드의 민간의보 규제개혁, 최근 오바마의 미국의료시장 개혁 등으로 세계 각국이 보건의료개혁에 나서고 있는 이즈음에 교과서적 진료를 위한 10년전 의약분업 투쟁이 국민공감대 획득의 실패 및 투쟁 방식의 미숙함, 직역별 갈등 등으로 패배하였다는 인식 하에 향후 전개될지도 모를 국민공보험 투쟁에 대해 어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J형, 의료수급구조의 개혁, 즉 의료민영화 도입에 있어 모든 의사들에게 이득이 갈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섣부른 의료민영화 도입의 수혜가 일부 영리법인, 상위소득 의사계층, 기타 자본가계층에 편중될 가능성이 크고 그로 인한 진료비 상승, 전체의료비 증가 등으로 인한 불이익은 일차적으로 환자(국민)들과 영세 개원의, 신규 시장진입자(젊은 의사) 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큰 현 상황에서 신중한 제도적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이러한 판단에서 의료민영화에 대승적으로 반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J형, 투쟁에 있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대국민신뢰와 지지이겠지요. 정부의 획책에도 문제가 있겠으나, 2000년 투쟁으로 땅에 떨어진 의사에 대한 국민적 지지 수준과 관련, 제도의 개선에 앞서 전략적인 대국민 신뢰회복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식코' 논란 등으로 의료민영화에 대한 좌파진영의 목소리가 의료비 증가를 원치 않는 국민들에게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는 현실에서 성급한 의료민영화 논리가 양날의 칼로 돌아오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입니다.

심지어 보수 우익을 대변한다는 언론에서조차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니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지 요원합니다.

J형, '창조적 파괴'의 논리가 새로운 창조를 담보하기 이전에 일차적인 파괴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의료계 내부에서도 지지를 받기 어렵지 않을까요.

투쟁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적도 우군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과감한 회유와 재량이 필요할진데, 건전한 논쟁을 회피하는 편가르기 방식으로는 최종 승리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듭니다.

의료계 내부의 논쟁을 통한 컨센서스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필연적인 직역별, 세대별 갈등을 회피한다면 건전한 내부안의 도출이 쉽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J형, 개인적으로는 OECD국가군 중 낮은 정부의 기여-공공지출이 의사와 국민의 불만을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 판단하며, 언젠가 의사와 협회의 권위가 향상되어 현재의 정부기능을 협회 차원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최종승리의 방식입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날에 오붓이 앉아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그날이 오기까지 부디 건승하시길 빌겠습니다.

꽃샘 추위 속에서 최주현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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