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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성악가로 독창회만 7번…
의사 출신 성악가로 독창회만 7번…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9.04.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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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국회의원 '팔방미인'

독창회만 일곱번을 연 의사 출신 성악가 박성태 대한의사협회 고문(예일의원·제12대 국회의원)이 3월 27일 한국음악협회 제21대 명예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의료계와 음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의사이자 성악가인 박성태 원장은 일곱 차례의 독창회를 열었다. 사진은 1983년 5월 20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개최한 헌혈 권장 자선독창회. 반주는 서울대 음대 정진우 교수가 맡았다.

박성태 원장과 음악협회의 인연은 1977년 11월 29일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첫 내한공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사 출신 음악평론가로서 한국성악회 공보이사를 맡고 있던 유한철 선생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파바로티를 영접할 때 박성태 원장과 동행했고, 이때의 만남으로 박 원장은 파바로티와 음우(音友)의 연을 맺게 됐다.

박 원장이 지난해 계간지 <음악예술> 가을호에 파바로티 작고 1년 추념수필을 쓰면서 의사이자 성악가·수필가에 국회의원까지 지낸 뛰어난 재능이 음악협회 이사장단의 시선을 사로받았고, 결국 명예이사장에 천거됐다.

박성태 원장은 "여러 분야 중에서도 특히 음악을 누구 못지 않게 사랑한다"며 "미래의 음악협회 발전과 함께 음악 회원들을 위한 사랑과 봉사의 자리로 명예이사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유년시절 고향인 진주에서 화가였던 선친이 틈틈이 켜던 바이올린 소리에 매혹됐고 집에 있던 2000여장의 SP레코드를 매일 들으며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마산중학교 재학 시절 음악선생님의 "미성이니 성악을 계속 해도 좋겠다"는 칭찬을 들었던 그는 마산고등학교 진학 후 클래식 레코드 음악감상회를 조직해 감상회를 개최하고 우리 가곡 개창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군복무 시절 독창회를 열어 엄청난 양의 수술혈액을 모은 사건은 아직도 신화로 통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 전문의가 된 뒤 1971년 진해 해군병원 외과 과장으로 근무할 때였죠. 당시 혈액이 모자라 월남에서 후송된 전상 환자들의 수술에 지장이 생기자 수술실 책임자로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문득 이탈리아 가곡과 우리 가곡 및 오페라 아리아 등 제 애창곡을 모아 '헌혈 권장 자선 독창회'를 열기로 하고 조선일보사·진해시·마산시의 후원 하에 진해와 마산에서 4차례 독창회를 열었습니다. 그때 500여명이 즉석 현혈에 참여해 전국 군 통합병원이 1년간 수술할 혈액을 얻었죠."

성악에 더욱 깊은 애착과 관심을 갖게 된 박 원장은 제대후 한양대 음대 김호성 교수에게서 십수년간 사사하면서 세번의 헌혈 권장 자선독창회를 열어 음악과 환자에 대한 그의 사랑과 열정을 뿜어냈다.

그 결과 '헌혈운동의 선구자'란 별칭을 얻었고 당시 보건사회부 헌혈홍보자문위원으로서 국내 최초로 '헌혈의 노래'(작곡 이수인)를 완성해 이화여고 합창단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그의 재능은 의정활동 중에도 빛났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민정당 소속 제12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당 중앙위 운영위 사회복지 수석부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민정합창단장을 겸임하던 그는 재해대책 자선음악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정상급 성악가들과 함께 출연하고 십여년간 수십억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제 5만 성악인구의 대표인 음악협회 명예이사장으로서 앞으로 4년간 할 일도 많다. "우선 음악예술활동의 활성화와 지방 음악예술 문화 육성에 힘써 보다 특색 있는 지역 음악문화 축제의 저변을 확대하고 향토 음악문화 발굴에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또한 음악문화 예술인의 창작 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융자 등을 지원하고 문화사업 육성을 전략산업화시켜 한국 음악의 특색 있는 한류를 형성하고 국악 교육 확충과 전통 예술인들이 존경 받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박 원장은 또 "헌혈자선 음악회와 불우 소년소녀 가장돕기 음악회 등도 성악·기악·국악이 모두 합동 연주하는 음악회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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