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보험 징수통합 놓고 '충돌'
4대 보험 징수통합 놓고 '충돌'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9.03.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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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노조 "찬성" VS 사회연대연금지부 "반대"
18일 노사정 잠정합의안 놓고 조합원 투표 실시

4대 사회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의 징수업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으로 통합 일원화하고 조직 통합에 따른 고용보장과 임금 및 노동조건 저하 금지 등을 담은 노사정 잠정 합의안에 대해 건보공단 노조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에 종사하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연대연금지부'(이하 연금지부)는 4대 사회보험의 건보공단 통합을 저지하는 안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져 징수업무 통합을 놓고 '노노'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월 26일 노동부 장관·보건복지가족부 장관(정부), 각 기관 이사장(사), 각 기관 노조 대표자(노)가 합의주체로 참여해 도출한 잠정합의안은 △사회보험제도의 공공성과 보장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 △각 공단의 인력에 대한 고용보장 △징수통합에 따른 전환배치 될 각 기관별 인력규모는 노사정 합의 △통합업무 전환배치 직원의 차별 및 임금·근로조건 저하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노사정은  보험료 징수통합으로 절감되는 정원 등을 활용, 새로운 업무와 서비스를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건보공단 양대 노조인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동조합과 공공서비스노조전국사회보험지부는 18일 노사정 잠정 합의안에 대해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투표에 참여한  8220명의 조합원 중 71.1%(5845명)가 찬성, 정부가 추진 중인 4대 사회보험의 징수업무를 건보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건보공단은 "사회보험 징수통합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 중 대표적인 사례"라며 "가장 규모가 큰 건보공단노동조합이 찬성함으로써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보험 징수통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연금지부는 17일 전체 조합원 입시총회를 열고 4대 사회보험 징수업무를 건보공단으로 통합하는 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인원 3051명 중 83%(2527명)의 찬성으로 졸속적인 징수통합 법안을 저지하고 대정부 투쟁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펼치기로 했다. 연금지부는 정부가 졸속적인 징수통합법안 통과를 강행할 경우 통합과 관련된 모든 업무에 대해 협조하지 않키로 했으며, 전 조합원 전출 거부 서명운동과 전면적인 무기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금지부는 "졸속적인 징수통합은 징수율 하락·사회보험 사각지대 확산·국민불편 및 제도불신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사회보험 전달체계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금지부는 정부에 대해 ▲국민연금 신뢰회복 조치 시행 ▲연금주권 수호 ▲연금사각지대 해소 ▲정부·노조·시민사회단체·학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회보험 징수통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국민연금법 개정법률안은 지난 2월 25일 야당 위원들의 퇴장 속에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지난 3월 3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보류됐다.

당시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다루는 환경노동위원회와도 의견을 조율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4월 중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4대 사회보험 징수업무 통합 10년 전부터 논의
4대 보험 통합 논의는 1995년 국민복지기획단에서 사회보험 징수 기준 일원화를 추진하면서 논의의 물꼬를 텄다. 1998년 노사정위원회는 4대 보험 통합 징수에 합의했으며, 총리실에 4대 사회보험통합추진기획단을 설치, 통합방안을 모색한 끝에 먼저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을 근로복지공단으로 통합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한 동안 사회보험 징수 통합방안이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다가 지난 2006년 8월 16일 청와대 김용익 사회정책수석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4대 사회보험 부과·징수 체계를 국세청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참여정부가 추진한 '국체청 중심의 징수통합안'에 반대하기 위해 '건보공단 중심의 통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반발을 불러와 두 가지 방안 모두 무산됐다.

정부와 여당은 징수업무를 통합할 경우 ▲부과·징수체계 일원화를 통한 행정비용 절감 ▲영세사업자·일용직의 보험가입 촉진 ▲각 보험간 정보공유 촉진 ▲보험 행정의 편의성 및 효율성 증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통합 효과 미지수…득보다는 실
징수업무 통합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과 민노당을 비롯한 야당은 건보공단이 징수업무(고지서 인쇄 및 발송·체납 관리)만 가져가고 자격관리(소득파악·이력관리)·급여 등은 현재처럼 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등이 수행하게 되면 업무의 연계성이 떨어지고 국민이 이중으로 관리를 받아야 하므로 불편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행정의 비효율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원실이나 정보처리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고, 건보공단과의 정보 교류를 위해 시스템을 확충해야 하므로 낭비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역할과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인위적인 통합이 각각의 제도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연금은 노후에 대비한 투자성 지출인 반면 건강보험은 조세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한 소모성 지출임에도 징수업무를 획일적으로 일원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건보공단으로 조직 통합이 이뤄질 경우 공조직의 경직성과 관료화 문제도 예상된다. 현재 1만 1000명에 달하는 건보공단 인력은 통합 이후 국민연금공단(800명)·근로복지공단(600명)까지 가세할 경우 조직의 비대화에 따른 문제점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7월 노인요양보험제도 실행기관으로 건보공단이 낙점을 받으면서 약 2000여명의 새로운 인력을 확충한 상황에서 또 1400명을 재배치하게 되면 '공룡 조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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