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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선거 관전 포인트

의협회장 선거 관전 포인트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9.02.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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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엽·경만호·주수호·김세곤·유희탁 후보 본격 레이스

의협 회장 후보자들이 기호추첨 후 번호가 적힌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기엽, 경만호, 주수호, 오세창(김세곤 후보 대리인), 유희탁 후보. 
제36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16일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16~18일 후보등록을 받은데 이어 19일 등록후보들의 기호추첨까지 끝나면서 선거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

추첨결과 후보등록을 가장 먼저 했던 전기엽 후보(54)가 기호 1번을, 경만호 후보(58)가 기호 2번을 받았다. 주수호 후보(52)는 기호 3번을, 김세곤 후보(66)는 기호 4번을, 유희탁 후보(66)는 기호 5번을 받았다.

전기엽 후보는 ▲전북의대 졸업(1981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박사(2005년) 취득 ▲전주 전일내과의원 대표원장(현)을 맡고 있다.

경만호 후보는 ▲가톨릭의대 졸업(1978년) ▲서울시의사회장(2006~2007년)을 역임한데 이어 현재 대한적십자사 부총재(현)를 맡고 있다.

주수호 후보는 ▲연세의대 졸업(1986년) ▲의협 대변인 겸 공보이사(2001~2003년) ▲의협 회장(현)을 맡고 있다.

김세곤 후보는 ▲가톨릭의대 졸업(1969년) ▲의협 상근부회장(2001년, 2003~2006년) ▲미래의료정책연구소장(현)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희탁 후보는 ▲고려의대 졸업(1970년) ▲분당제생병원장(2001~2007년) ▲의협 대의원 의장(현)을 맡고 있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부터 시작한 선거운동 기간을 맞아 한국여자의사회와 21일 의협 동아홀에서 첫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연다. 신문 '청년의사'와 대한개원의협의회·메디TV는 3월 2일 건국대병원 대강당에서 합동토론회를 개최한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대학장협의회가 3월 3일 서울대병원 이건희홀에서, 6개 전문지 기자단이 3월 4일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합동토론회를 연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3월 7일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개최하는 합동토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디펜딩챔피언 주수호 의협 회장의 방어전

의협 회장인 주수호 후보가 출마하며 이번 선거는 주수호 후보의 디펜딩챔피언의 방어전 성격이 될 전망이다. 주수호 후보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출마는 곧 지난 18개월의 성과에 대한 회원들의 심판을 받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전임 장동익 회장의 국회 로비파문으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의협의 대외활동력을 복원시키고 의협 조직을 효율화시켰다"며 18개월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회계투명성을 외부감사가 놀랄 정도로 업그레이드시켰다고도 자평했다.

하지만 나머지 후보들의 생각은 다르다. 집행부의 '공'보다는 '과'를 파고드는 것은 도전자들의 기본 전략. 당장 전기엽·경만호·김세곤·유희탁 후보는 수위에 차이가 있을 뿐 변화와 개혁을 앞세워 집행부 교체의 당위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은 나머지 후보들로부터의 집중 공격을 받아내는 것이 운명이다. 그러나 회장으로 회무를 주도하며 일정한 업적과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만큼 도전자들의 공격을 다받아내고도 남는 장사인 것만은 확실하다.

연대와 이슈파이팅으로 당선 넘본다

34대와 35대 선거에 이어 세번째 회장선거에 도전하는 김세곤 후보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재정 집행부 당시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출마한 34대 회장선거에서 그는 3367표를 얻어 장동익 전 회장에 이어 2위로 고배를 마셨다.

35대 보궐선거에서는 2542표를 얻어 4위에 그쳤다. 36대 선거에 나서는 김세곤 후보는 그래서 새 카드를 집어 들었다. 바로 변영우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과의 연대. 변영우 부의장은 34대 선거에 출마해 2821표를 얻으며 뒷심부족으로 4위를 차지했다.

김세곤 후보는 두 사람의 지지표를 최대한 결집시켜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시에 새로운 지지표를 끌어와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새 표밭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가 최대 숙제다. 34대에 비해 35대에 800여표가 빠져나가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릴 듯.

경만호 후보는 35대 선거에 출마해 3595표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선거출마 경험과 서울시의사회장을 역임해 인지도에서 점수를 꽤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약과 관련해서는 '경만호는 공약이 없습니다'란 공격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공약을 쭉 나열하는 것보다 전반적인 회무 운영의 원칙과 방향을 확실히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도전자로서 표심을 흔들만한 이슈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기표소투표 실시와 관련해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공명선거를 이끌고 있는 권오주 선거관리위원장이 기호추첨 직후 상황판 앞에 섰다. 권 위원장은 "가장 많은 고민과 고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참신하거나 무관심하거나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한 전기엽 후보는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얼굴이다. 내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따고 전북에서 개원의 생활을 하다 2003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은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후발 주자로서 스스로를 세일즈해야 할 필요성이 가장 절실해 보인다. 홍보전략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참신한 새인물로 다가갈 수 있지만 기존 인물들에 비해 가려질 우려도 있어 참신한 선거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희탁 후보는 대의원회 의장으로 이미 회무수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올렸다. 기존 후보들에 비해 참신하면서도 동시에 대의원회 의장이란 중책을 맡은 경험은 균형감 면에서 강점이랄 수 있다. 단지 지난 대의원 총회에서 사회권을 박탈당한 것이 흠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주요 공약으로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의사의 대사회 활동강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진료비 삭감 특별대책반 운영과 같은 보다 유권자의 피부에 와닿는 공약 홍보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슈없으면 흑색선전 선거가 될 뿐이고...

직선 의협 회장 선거의 특징을 꼽자면 인지도 싸움으로 요약될 수 있다. 김재정 의협 명예회장에 이어 신상진 전 회장·주수호 회장은 모두 2000년 의권쟁취 투쟁에서 회원들에게 인지도를 크게 올렸으며 이때 쌓은 인지도는 선거에서 큰 자산이다.

하지만 의권쟁취 투쟁에서 인지도를 높이지 못했다고 손만 빨고 있을 필요는 없다. 장동익 전 회장이 대표적인 케이스. 회원들이 가장 관심있을 만한 경영관련 이슈를 선점하면서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 35대 보궐선거에서 투표한 유권자들을 분석해 보면 역시 최대 표밭은 30~40대 개원의다. 전체 2만 101명의 투표자 중 45~49세 3177명(15.9%)·40~44세 3125명(15.5%)·30~34세 2606명(13.0%)·35~39세 2308명(11.5%)을 차지했다. 전체 투표자 중 30~40대가 55.9%인 1만 1216명다.

직역별로는 개원의가 8840명(44.0%)으로 최대 표밭이다. 30~40대 개원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슈와 공약 개발이 후보들에게 절실하다.

정책과 공약들이 의협회장 선거에서 부각되야하는 중요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이슈가 선거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후보들의 차별성은 인물평으로 갈 수밖에 없다.

흑색선전과 '카더라'식 비방이 난무할 토양이 갖춰지는 것이다. 회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이슈와 정책대결의 장으로 36대 선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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