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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수준 향상 '죽음도 쫓았다'

의료수준 향상 '죽음도 쫓았다'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9.01.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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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미·정지인 성균관의대 교수 사망원인통계 분석
20년 전 비해 피할 수 있는 사망 37.6% 감소

보건의료기술의 발달이 죽음마저 비켜가게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성균관의대 송윤미(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정지인(건강의학센터) 교수는 1983~2004년 사망원인통계를 이용해 한국인의 사망양상을 분석한 결과, '피할 수 있는 사망(Avoidable Death)'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대한의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했다.

1983~2004년까지 20년 동안 사망원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4년의 사망률은 1983년에 비해 42.9%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피할 수 있는 사망은 37.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1983년에는 전체 사망 중 피할 수 있는 사망이 52.0%로 일반 사망보다 더 많았으나 이후 점차 감소해 2004년에는 45.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피할 수 있는 사망'은 사전예방이나 조기진단을 비롯 적절한 치료를 통해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망을 의미한다.

송 교수팀은 다른 연구들과 비교하기 위해 연구대상 사망자의 연령을 65세로 제한하고, 연령표준화사망률을 계산했다. '피할 수 있는 사망' 목록은 1983년 유럽 연합이 제안한 자료를 인용했다. 전체 사망 가운데 영아사망은 사망신고 누락과 정확하지 않은 사인기재 등의 문제가 있어 조사대상에서 제외한 반면, 위암·대장직장암은 한국인에서 사망률이 높고 조기진단 및 치료효과가 잘 알려져 있어 조사대상에 추가했다. 송 교수팀은 조사자료를 ▲1군=질병원인이 밝혀져 있어 적절한 예방으로 사망을 낮출 수 있는 질병 ▲2군=조기진단 후 치료에 의해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질병 ▲3군=적절한 시간 내에 정확히 진단되어 적절한 의료가 제공되면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질병 등으로 분류했다.

1군에서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현격히 감소했으며, 간암·만성간질환 및 간경화에 의한 사망률은 1980년대 후반까지 증가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2004년 사망률이 1983년 보다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1970년 이후 우리나라의 흡연시작 연령이 빨라지고 1인당 흡연양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군에서는 위암으로 인한 사망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았고, 유방암·대장직장암은 사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 교수팀은 유방암·대장직장암 사망률의 증가는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른 발생률 증가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3군에서는 감염성 질환·호흡기 질환·고혈압성 질환·위십이지장 궤양으로 인한 사망은 크게 감소했으나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사망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 교수팀은 "결핵·폐렴·인플루엔자 등은 화학요법과 항생제의 발달로 사망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허혈성 심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증가는 진단율 증가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한 발생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의 보건의료서비스 20년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수행된 것으로 연구결과를 보면 피할 수 있는 사망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송 교수는 "피할 수 있는 사망의 감소폭이 적거나 일부 질환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보건의료서비스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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