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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6 17:03 (화)
남다름으로 승부한다<대구 더블유병원>
남다름으로 승부한다<대구 더블유병원>
  • 이석영 기자 lsy@kma.org
  • 승인 2008.12.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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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부외과 미세재건 전문..불황일수록 사람에 투자

대구 더블유(W)병원은 국내 몇 안되는 수부외과 분야 미세재건 전문병원이다. 대구 강남병원 산하에 있던 센터에서 독립, 지난해 9월 140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우상현 원장을 비롯한 7명의 전문의가 진료를 맡고 있고 간호사 27명 등 총 9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진료부장을 겸하고 있는 우 원장은 국내 수부외과 미세재건수술 분야에서 손꼽히는 인물.

영남의대 교수를 거쳐 임용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루이빌대학 클라이넛 수부미세수술센터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임상교수를 지냈다.

대한미세수술학회 최우수 논문상 5회·대한수부외과학회 최우수 학술논문상 3회 수상 등 학문적으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는 우 원장이지만, 그가 병원을 연다는 소식에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과연 지금처럼 척박한 의료현실에서 특히 어렵다는 외과병원을, 더욱이 '돈 구경은 하기 힘든' 미세재건 분야 전문병원이 과연 버틸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개원 두 달만에 병상가동률 88%
개원 3개월째를 맞은 더블유 병원의 성적표는 이같은 걱정이 성급했음을 보여준다.

▲ 수부외과 미세재건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더블유병원. '외과전문병원은 힘들다'는 우려를 비웃듯 개원 두 달만에 90%에 육박하는 병상가동률을 자랑하고 있다.

10월 병상 가동률이 77%에 이르더니, 11월에는 88%로 뛰어올랐다. 보통 일반병원의 병상 가동율 90% 도달 시기가 개원 후 6개월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10~11월 사이 1일 평균 재원환자 수와 평균 외래환자 수 역시 각각 15.2%, 16.22%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3월 쯤 흑자 경영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는게 병원측 설명이다. 비법이 무엇일까. 이 병원의 경영 철학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원장의 유명세나 흔히 말하는'개원빨'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성공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병원이 취재진에 공개한 SWOT 분석자료를 보면, 더블유 병원의 약점은 낮은 수가와 우수 전문 의료인력의 부족으로 나타났다. 의료수가는 일개 병원이 어쩔 수 없는 문제이므로 차치하고,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이 병원은 급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다른 병원보다 연봉 20% 많아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동일한 조건의 다른 병원 의료인력 보다 최대 20%까지 연봉이 더 많다는게 더블유 병원측 설명이다.

사실 이 병원은 수련기관으로 지정돼 있어서 의료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능력있는 의사를 영입하고 오래 붙잡아 두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인센티브 정책을 일반 직원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 개원 후 불과 석달동안 보너스가 두 차례나 지급됐다. 100병상, 풀베드를 채울 때마다 보너스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복리후생면에서도 다른 병원에 절대 뒤쳐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더블유 병원의 인건비 비중은 약 55%에 달한다. 병원 인건비가 50%를 넘으면 망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 병원은 개의치 않는다. 사람에 대한 투자야 말로 미래에 대한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 우상현 원장
"우리 병원 특성상 응급진료, 오버타임이 많습니다. 요새 젊은 사람들에게 '사명감' 하나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요. 열심히 일하면 그 만큼 보상 받는다는 것을 보장해 줘야합니다."

우상현 더블유병원장은 직원들이 행복해야 환자도 만족하고 병원도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경영여건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내집 식구를 잘 챙겨줘야 한다는 것. 인력 구조조정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 분위기와 많이 다르다.

우 원장은 직원들의 전문성 확보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전문병원에 전문직원이 있는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인건비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간호인력 대부분을 30대 중후반의 관련 분야 경력자로 뽑은 것도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서지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무 전문교육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의사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매일 아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컨퍼런스와 논문리뷰 시간을 갖고, 목요일 마다 세미나를 연다. 병원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의무적으로 해외 유수기관에 연수를 보낼 계획이다.

"명색이 전문병원 소리를 들으려면 SCI 논문이 1년에 한 편 이상씩은 나와줘야 합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병원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지요. 그 시스템의 핵심에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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