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21:36 (금)
우울증 치료 대부분 '외면'
우울증 치료 대부분 '외면'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8.11.13 11:5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개월 치료 15% 불과…정신과 편견·인식 부족 원인
심평원 '우울증 환자 의료이용에 관한 연구결과' 발표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이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채 재발의 위험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남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보센터 팀장은 최근 열린 제 3회 아시아·태평양 약물역학위해관리학술대회에서 '국내 우울증 환자의 의료이용에 관한 연구결과'를 통해 "우울증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우울증 환자의 비율은 외국에 비해서 매우 낮은 반면에 우울증 재발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우울증의 조기발견을 높이고, 꾸준히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심사평가정보센터 연구팀은 2002년에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1회 이상 우울증치료제를 처방받은 11만 708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 동안 심사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3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24%, 6개월은 15%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우울증치료제를 처방받은 일수의 비중이 75%이상인 경우를 지속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로 가정했다.

▲ 우울증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처방받은 환자의 비율(기간별 우울증치료제 처방일수가 75% 이상인 환자의 백분율)

연구결과 노인이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사용 환자, 정신과의사에게 진료받은 환자, 종합병원 환자, 대도시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우울증치료제 복용을 지속하는 비율이 높았다.

우울증 증상이 시작된 후 2년 이내에 29%의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했으나, 우울증치료제를 꾸준히 처방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 위험성이 40% 가량 감소했다. 여성 또는 고연령층이거나 불안장애·알코올장애·성격장애·정신과적 입원경험이 있는 경우·초기 치료제로서 삼환계항우울제를 처방받은 경우·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받지 않은 경우에 우울증 재발 위험성이 증가했다.

2004년 외래 진료를 받은 18∼85세 우울증 환자 64만 8237명을 대상으로 환자 특성 및 의료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배 정도 많았다. 평균 연령은 52세였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많았다. 외래진료 후 우울증으로 진단한 건강보험청구 건 중 우울증치료제를 처방한 비율은 73%였다. 우울증치료제 중 가격이 비싸지만 안전성이 높은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는 종합병원에서 처방률이 높았고, 가격이 저렴한 삼환계 항우울제(TCA)는 의원에서 처방률이 높았다. 보조약물 처방률은 67%로 정신요법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정신요법중 지지요법이 90%에 달했다.

김 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지속적인 우울증 치료 비율이 1/3∼1/2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우울증 진료지침은 재발예방을 위해 최소 5∼6개월의 유지치료를 권고하고 있는데 비해 상당수의 우울증 환자가 우울증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처방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치료율이 낮은 원인으로 ▲정신과에 대한 편견 ▲지속적인 우울증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치료를 지속할 가능성이 낮은 젊은 연령층, 중소도시 및 군지역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심평원은 의료기관 종별·의사의 진료과목별·지역별로 우울증치료제 처방·조기 중단률·재발률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의료기관간 격차를 줄이고, 전반적인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