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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6-12 21:16 (수)
[신간] 병원침몰

[신간] 병원침몰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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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국 의료는 약육강식의 살벌한 국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정보과학부 차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고종관 기자와 문용욱 일본어 번역가가 일본 의료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던 〈병원침몰〉을 우리말로 펴냈다. 역자는 거대 자본과 시장 개방의 융단폭격 속에 침몰하고 있는 일본 의료계를 거울삼아 살아남기 위한 해법을 찾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니와 코이치(의학,의료저널리스트)와 스기우라 케이타(전 전국병의원정보 편집실장)가 1998년 문예춘추 5월호 특집기사에 개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1년여에 걸쳐 자료를 보강한 것이다.

"이 책을 접하며 우리와 일본 의료산업의 허약한 체질이 너무 유사하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는 역자는 지난해 의료계 파업을 통해 수면위로 부상한 의료의 갖가지 문제점과 부실덩어리 건강보험에 대한 비판과 대안 속에 의료경제 또는 의료산업적 측면에서 현실을 조명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고종관 기자는 1979년 〈의협신보〉에 입사한이래 20여년간 의료계를 취재해 온 베테랑 기자 고 기자는 "고객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의료는 시장으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환자들의 해외유출과 병원 도태로 이어진다"며 공급자 중심의 의료에 이의를 제기했다.

병원이 침몰한다 시장원리에 먹히는 일본 병원들 정보공개와 멀티미디어가 의료를 바꾼다 등 모두 8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거대 자본과 시장경제로 무장한 미국, EU 등의 포위망 속에 침몰하고 있는 일본 의료시장의 실태, 의료보험의 위기,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 정보화 등 일본 의료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은 고용면에서나 시장 규모면에서 일본 산업을 지탱할 산업분야임에 틀림없는 의료분야가 비상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정해진 규제법이나 법령 등에 묶여 옴싹달싹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주도형 의료정책 라인에 따르지 않으면 경영이 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병원이 살아남으려면 전국민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보호받으며 경쟁을 게을리해 온 의료계, 단순히 돈을 걷어 지불하는 단체로 전락한 보험조합, 보건,의료,복지정책을 유도해 온 행정이 각각 스스로에게 엄한 질책을 해야 한다고 이 책은 지적했다.

원저자는 후기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의 파도가 좋든 싫든 의료계를 뒤엎을 것은 확실하다"며 "병원침몰은 시련에 직면해서도 아직까지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