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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면 다친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의쟁투를 잊지말자

'나서면 다친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의쟁투를 잊지말자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1.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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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서울지법 524호에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의료계 인사 9인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긴 가뭄 끝에 단비가 장마의 시작을 알리기 시작한 공판 날은 의료계의 현 상황과 기소된 9인의 심정을 대변하듯 구름이 잔뜻 끼고 후덥지근했다.

공판 시작전 가장 먼저 출석한 김재정 전회장 뒤로 최덕종, 한광수, 이철민, 배창환, 홍성주, 사승헌, 박현승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장진 전의쟁투 위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안 보던 사이에 얼굴에 살이 붙었다", "허리는 어떠세요?", "환자수는 많이 늘었나요?"라며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는 이들에게서 한때나마 각자의 입장차이로 소원했던 감정의 끝자락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 의사들의 파업이 자발적인 참여인가 강제적인 동원이었나가 쟁점이 된 이날 재판에서 징역 2년과 1년 6개월의 구형이 내려진 신상진, 배창환, 홍성주 전의쟁투 위원들에게 구형에 앞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홍성주 회원과 배창희 회원의 울분에 찬 변론은 "재판에 관계되는 것만 말해라, 여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곳이냐"는 말을 서슴없이 뱉으며 재판 내내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젊은 판사의 말에 힘을 잃었다.

재판이 끝나고 굳은 표정으로 입구를 나서던 9명의 얼굴에는 재판 중 변호석에서 코를 골며 자다 주의를 받은 변호사와 젊은 재판장의 고압적인 자세에 무기력한 수천만원짜리 변호사들, 그리고 곳곳에 빈자리를 남긴 회원들의 무관심에 대한 우려가 깊게 배어 보였다.

"나서면 다친다"라는 말이 의사 사회에서도 적용될 것인가? 재판을 지켜 본 기자의 마음이 답답했던 것은 이 물음에 자신있게 "아니다"라는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심공판은 7월 10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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