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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릭스 시판 승인…가다실과 본격 경쟁

서바릭스 시판 승인…가다실과 본격 경쟁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07.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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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세 자궁경부암 예방…고연령 접종 사실상 인정
9월 시판 예정…GSK·MSD "시장 확대 기대"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GSK)가 3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판매사에 따르면 시판은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파트너십을 체결을 위해 국내 제약사 2곳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전 일찌감치 허가를 받은 MSD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과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16 및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예방에 대한 서바릭스의 허가 신청을 승인했다.

접종 대상 연령은 예상대로 10~25세까지로 제한됐다. '10~45세 여성에게 접종할 수 있다'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결과로 적응증 확대가 기대되기도 했지만, 최근 FDA가 중년여성에 대한 가다실의 적응증 추가 결정을 연기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년 여성 접종 확대 발판 마련

서바릭스의 허가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용상 주의사항' 제9항에 기타 항목으로 면역원성 자료가 추가됐다. 55세까지 고연령 여성에서 자연면역 보다 높은 항체가를 보였다는 내용인데, 임상의사들은 사실상 고연령 여성에 접종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종섭 가톨릭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는 "면역원성 임상 자료에 의해 고연령 여성에 대한 백신의 효과가 충분히 예측가능한데도 식약청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불법행위가 양산돼 왔다"면서 "서바릭스는 가다실과 달리 간접적으로라도 이를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상당수의 접종이 26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점을 고려하면, 접종 대상 면에서 현재로선 서바릭스가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다실 역시 중년 여성에 대한 적응증 추가를 위해 식약청에 유효성 임상 자료를 제출해놓고 있어 결과가 기대된다.

김찬주 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는 "두 제품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이왕이면 자궁경부암과 함께 생식귀사마귀·질암·외음부암 등 여러 질환을 예방하길 원하는 젊은 여성에게는 가다실을, 나이가 많고 면역력이 떨어진 여성에게는 서바릭스를 권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GSK·MSD "시장 확대 기대"

이번 서바릭스의 국내 승인에 대해 두 경쟁 회사는 라이벌 의식 보다는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GSK 관계자는 "그동안 MSD가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해오면서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백신 접종률은 높지 않다"면서 "서바릭스의 출시로 두 제품이 관련 시장을 키우는 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D 관계자 역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궁경부암에 관심을 갖게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다실이 국내에서 시판된 지 6개월 남짓 지났지만, 아직까지 임상의사들이 체감하는 접종률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종률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가격'. 가다실의 경우 기본 3회 접종에 보통 60만원 이상이 드는데, 서바릭스 역시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에 의한 가격 인하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높은 백신 가격과 저렴한 자궁경부 세포진검사(Pap smear test) 비용을 고려하면, 당분간 자궁경부암 백신이 기본 접종에 포함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비용효과 분석을 실시한 국립암센터 전문가의 의견이다.

하지만 백신을 비롯 폭넓은 제품 라인을 갖고 있는 두 회사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26세 이상 여성에 대한 접종 확대가 어느 정도 시장을 키울 수 있으리란 기대 요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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