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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에 빠진 '3박물관'원장

3에 빠진 '3박물관'원장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6.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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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경기 부천·5050클리닉)

미용성형 수술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일가를 이룬 김영균 원장(경기 부천·5050클리닉). 이번 '의사 백인백색'에 김 원장을 초대한 것은 그의 '세계적 의술' 때문이 아니라, 그 의술로 번 돈을 '3'이라는 숫자에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3에 미친 사람'이라고 칭하며, 3을 통해 인류의 비밀을 풀어보겠다는 지적모험가이기도 한 김 원장의 꿈은 박물관을 설립해 '3문화'에 대한 연구에 남은 생을 헌신하는 것이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김 원장에게 3에 대해 들어봤다. 참고로 플라톤은 "3은 이데아의 숫자", 아리스토텔레스는 "3은 일체라는 표현에 들어맞는 최초의 수", 피타고라스는 "삼각형은 우주적 의미에서 생성의 시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이라고 했다.

우리 민속·무속의 '삼신할머니'·'삼신상'에 나타난 숫자 3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국어사전·고어사전·한자사전·설문해자·고문자학(갑골문 등) 및 민속학을 공부하며 3의 유혹에 사로잡혀 있는 김 원장은 인류가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고 신성화하는 이유로 '중력 영향설'과 '태색학적 영향설'을 들었다.

"우리는 지구중력의 영향을 받고 삽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방향성이 없으므로 균형과 안정은 의미가 없어지지만, 중력 상태에서는 중력의 방향과 어긋날 경우 균형과 안정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중력의 방향에 순응해 균형과 안정을 잘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교량을 건설하거나 천정을 올릴 때 트러스트는 삼각의 결합이 가장 안정된 구도이며, 기하학에서 세 점은 한 면을 만들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향로와 다리도 흔들림이 없도록 세개로 돼 있다. 다리 하나가 짧거나 길더라도, 기울 수는 있어도 흔들리지는 않는 것이다.

"고대 인류에게도 출생시 탯줄은 생명줄이라는 인식이 있었을 텐데, 이 탯줄을 이루는 동정맥 혈관의 수와 형태와 기능이 신성화·의인화돼 3문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탯줄은 신비롭게도 2개 아닌 3개의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형태는 뱀을 닮았으며, 뱀의 신화적 상징성과 탯줄의 기능을 감안할 때 탯줄과 뱀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 관계가 신화나 예술을 통해 중요한 메타포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여러 증거가 있다는 김 원장은 최근 탯줄과 3의 관계 등을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한 저서 <탯줄코드>(민속원 발행)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에 대해 임재해 비교민속학회장(안동대 교수)은 "인류문화 해석의 새로운 분석모형이 개척됐다"고 평가하는 등 관련 분야 학계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특히 '삼위일체'는 3개의 신성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말합니다. 고대 신석기시대 모계사회의 위대한 어머니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었는데, 그 어머니를 낳은 할머니와 그 어머니가 낳은 딸이 '삼신'의 원형이었습니다. 모계사회가 붕괴되면서 여성은 하나둘 남성으로 대체됩니다."

고대 이집트의 삼신은 오시리스(남편)·이시스(아내)·호루스(자식)로 여성은 이시스 뿐이며, 브라흐마·비쉬누·쉬바로 등 고대 인도의 삼신은 모두 남자이며, 기독교의 삼위일체인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모두 남성 성격을 띠고 있으며, 불교의 삼존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흥미로은 것은 힌두교의 삼신입니다. 창조의 신에서 'A'(아), 유지의 신에서 'U'(우), 파괴의 신에서 'M'(음) 등 세가지 음가를 합한 것이 현재 불교의 '옴(AUM)'입니다.  산스크리트어의 문자는 '아'로 시작해 '음'으로 끝나는데 삼위일체로서의 '옴'은 창조와 파괴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우주의 섭리를 음가 하나로 대변한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사찰의 대웅전 입구에 서있는 아금강과 음금강이 탄생한 것이라는 김 원장은 기독교에서도 예수가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고 했는데 헬라어 문자도 '아'음을 담고 있는 알파로 시작해 '음'음을 담고 있는 오메가로 끝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의 3에 대한 열정은 국내는 물론 일본의 신사와 중국의 도교사원을 비롯해 터키·그리스 등 세계 각국의 박물관과 유적지를 탐방하며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열정으로 인해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중문학)등 전문학자로 구성된 '신화아카데미'에 유일한 일반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 원장은 또 희곡작가와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으며, 아마추어 화가의 모임인 '일요화가회' 활동도 하고 있다.

"퇴근후에는 자료수집과 독서 및 집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시간의 제한 때문에 집필은 여러권을 동시에 쓰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근 <탯줄코드>에 이어 3문화의 시원을 밝히는 <삼신의 지문>과 3문화를 집대성한 <세계 3문화 백과사전>을 쓰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시나리오 '화이트 컴플렉스', 성형외과수술실 소재의 희곡 '돈이 그렇게도 좋더냐', 털에 관한 문화사 <털,털, 털이야기>, 세계문화여행 길잡이 <김 박사의 세계문화 읽기> 등을 동시에 집필하고 있으며 본업으로 돌아가 <와이키키식 미용성형술> 교과서도 펴낼 예정이다.

"현재 인터넷으로 3문화를 소개하는 사이버 '3박물관(www.3museum.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번돈으로 박물관을 세우기는 어렵지만, 작은 규모로 테마박물관만이라도 짓는 것이 평생의 꿈입니다. 환갑이 되기 전에 은퇴해 박물관을 돌보며, 3문화 답사여행과 어린이를 위한 문화교육에 여생을 바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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