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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2·17여의도대회 이모저모
2·17여의도대회 이모저모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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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5천여 회원들의 생존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정부의 잘못된 의약분업을 성토하기 위해 여의도 문화광장을 가득 메운 4만여 참석자들의 절절한 외침은 성난 파도가 되어 문화광장을 가득 채우고 넘쳐 흘러 나가 뒤틀린 한국의 의료제도와 환경을 국내외언론과 국민에게 알렸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4만여 참석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면서 2·17여의도대회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50여분이 지연됐으나 힘찬 풍물패를 선두로 김두원 의협회장직무대행과 김재정 의쟁투위원장, 노관택 병협회장과 16개 시도의사회장이 40개의 만장, 16개 시도의사회 깃발과 함께 입장하면서 대단원을 올렸다. “잘못된 의약분업 바로잡기 전국대회를 시작한다”는 사회자의 선언에 며칠 계속된 한파로 더욱 차가워진 아스팔트 바닥에서도 참석자들은 결연한 투쟁의지를 함성과 구호에 담아 추위를 녹였다. 기수가 대한의사협회 깃발을 김재정 의쟁투위원장에 전달하는 순간 4만여 참석자들은 뜨거운 함성과 우뢰와 같은 박수로 투쟁의지를 불태웠으며 `단결 투쟁'과 `의권 쟁취'를 연호하면서 분위를 달궜다.

○…김재정위원장이 김두원 의협회장과 노관택 병협회장, 조세환 의협대의원회 의장, 박희백 의정회장, 지제근 의학회장, 손춘호·김재전·이주걸 의협명예회장, 이문호 한국의료인국시원장, 백승룡 의협 윤리위원장, 나석찬·최영길·유태전·박인서 병협부회장과 16개 시도의사회장을 내빈으로 소개할 때 마다 단하의 참석자들은 함성과 박수로 환영했다.

○…이어 노만희 의쟁투 조직국장이 연단에 올라 지난해 11월30일 장충체육관 결의대회 이후의 경과보고을 했는데 의쟁투가 1999년12월16일 의협 상임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특별기구로 12월21일 발족, 1월8일 의협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의약분업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도록 위임받은 이후 활동상황과 1월15일까지 정부의 납득할 만한 회신이 없어 기다리던 중 1월14일 정부의 회피성 답변을 받고 의쟁투위 중앙위원회가 결국 강력한 투쟁으로 권익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러 고뇌끝에 2·17결의대회를 강행하게 된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하자 4만여 참석자들은 긴장한 가운데 귀를 기울였다.

○…김재정 의쟁투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 추운날 여의도광장을 가둔 메운 동지 여러분을 존경해 마지 않습니다”며 전국에서 운집한 참가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우리들 자신이 잘못된 의료정책의 가장 피해자이면서도 오히려 가해자로 매도된곤 했다. 77년 의료보험 이후 23년간 한 맺힌 울분을 속 시원히 풀자. 우리의 투쟁은 우리만을 위한 투쟁이 결코 아니며 우리의 투쟁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성스런 투쟁이다. 의사들이 살아남아야 국민건강이 살아난다. 의쟁투는 실추된 우리 의사들의 자존심을 되찾고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며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여러분 앞에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히자 참석자들은 발언 하나 하나에 일체감을 느끼며 박수와 함성으로 동의을 표했다.

○…격려사을 한 김두원회장은 먼저 국민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전제하고 “우리의 이런 행동이 최선의 행동이라고 절대 생각치 않으나 2·17집회가 반드시 의사들의 권익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아니며 의사들에게 건강을 맡긴 국민 여러분을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며 하루의 고통을 참아줄 것을 호소했다. 또 “그동안 의사들이 참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해 오면서도 국민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버텨왔다”며 “그러나 인내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우리 의사들도 이제는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면서 살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자. 우리도 힘을 합치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시다”며 참석자들의 투쟁의지를 북돋았다. 노관택 병협회장도 “오늘 이자리에 모인 이유를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 국민의 심판을 받고자 한다”며 “우리의 함성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민주의사회 대표인 김도석회원이 단상에 올라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의사들이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뒤틀린 의료환경을 국민들에게 호소했으며 이어 4명의 무용수가 나와 살풀이 춤을 통해 정부당국의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인한 6만5천여 회원들의 원한을 춤사위로 풀어냈다. 의약분업 왜곡하는 분업 귀신, 국민건강 해치는 질병 귀신은 물러나고 진정한 건강 신을 염원하는 사회자의 외침이 가슴 절절히 이어졌다.

○…정부당국에 대한 준엄한 경고로 마련된 `국민건강권 비나리'에서는 윤해영 서울성북구의사회 의쟁투위원장이 애절한 목소리로 조사를 읽는 동안 김재전 의협 명예회장이 `국민 건강 우리가 지킨다'는 휘호를 적어 내려갔으며 휘호 깃발을 일으켜 세우자 참석자들의 함성이 이어지면서 대회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대회의 클라이막스는 김재정 의쟁투의원장과 시도지부장 12명, 제주 윤민경회원의 삭발식. 단하에서는 `의권쟁취'와 `투쟁단결'을 연호했으며 전원 어깨동무를 하고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을 애잔히 부르는 동안 삭발이 진행되자 참석자들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듯 숙연한 모습이었다. 단상에서 삭발에 참여한 시도의사회장들 중에는 지긋히 눈을 감고 오늘에 이르른 의료환경을 반추하는 모습이었으며, 여의사로서 젊은 세대를 대표해 자원한 윤민경회원의 어깨까지 내려온 고운 긴 머리가 잘려 나가고 곧 파르스름하게 깍인 머리을 보자 참석자들 가운데는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더욱 비장한 투쟁의지를 불태우는 분위기였다. 김두원회장은 삭발을 마친 사람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누었으며 조세환 의장이 `의권쟁취' 머리띠를 한사람 한사람에게 둘러주었다.

○…어려운 의학서적과 씨름하며 꽃같은 젊은 시절을 바친 대가로 힘겹게 취득한 6만5천여 회원들의 의사면허증 전달식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 국민 다 죽이는 복지부는 자폭하라', `완전의약분업 실천하여 국민건강 사수하자', `국민정부 못믿겠다 생존권을 사수하라'는 참석자들의 구호는 정부당국에 의사들의 결연한 의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이어 천희두 전 의장이 대정부 투쟁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한상학 울산시의사회 총무이사가 특유의 호소력있는 목소리로 `우리 모두 한번 죽자'는 헌정시를 읽어내려 가는 동안 4만여 참석자들은 가슴 절절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듯 했다. 헌정시가 끝난 후 한상학 총무이사는 3월2일부터 3일간, 3월27일부터 5일간 연속 휴진을 제안했고 이정융 광주 의쟁투위원장이 만세 3창으로 이 결의를 만천하에 선포하자는 제안을 해 휴진을 통한 다음 투쟁방안이 즉석에서 채택됐으며, 참석자들은 의약분업 정부안 결사반대 결의를 담은 구호를 뜨겁게 제창하면서 문화마당에서의 결의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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