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MSD vs GSK "이번에는 로타 백신!"
MSD vs GSK "이번에는 로타 백신!"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05.14 13:3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발주자 '로타릭스' 출시…자궁경부암 백신 이어 2라운드 돌입
"다가백신이라 효과 범위 넓어" vs "투여횟수 적어 빠른 효과"

최근 백신 분야에서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MSD와 GSK가 이번에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으로 맞선다.

MSD가 지난해 9월 '로타텍'을 출시한 데 이어, GSK가 이번 달 안으로 '로타릭스'를 시장에 내놓기로  하며 경쟁의 불씨를 당긴 것.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MSD)과 '서바릭스'(GSK·국내 미출시)에 이어 백신 경쟁의 제2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

예방 범위의 차이, 의미있는 차이일까

MSD는 로타텍의 최대 장점으로 '다가 백신이기 때문에 예방 범위가 넓다'는 점을 꼽는다. 잦은 유전적 변형으로 유행 바이러스 타입을 예측할 수 없다는 로타바이러스의 특징을 고려하면, 예방 가능한 범위가 넓다는 부분은 꽤 매력적으로 들린다.

MSD는 로타텍의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사항을 들어 "G1·G2·G3·G4·G9P8에 대해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G와 P타입의 조합으로 구성되는데, 로타텍의 경우 G1·G2·G3·G4·P8 혈청형이 포함돼 있어 P타입에 관계없이 모든 G1~G4타입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으며 G1~G4타입 이외의 G타입이더라도 P8과 조합됐을 때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로타릭스의 허가사항에는 예방 가능한 로타바이러스의 종류가 G1P8·G3P8·G4P8·G9P8로 한정돼 있으며, 포함된 혈청이 G1과 P8 두 가지다.

예를 들어 G1P8·G1P6·G3P8 등의 바이러스 타입이 유행할 경우 두 백신 모두 예방이 가능하지만, G3P6·G4P6 등의 바이러스가 유행할 경우 로타텍은 예방 가능하지만 로타릭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

이와함께 MSD는 강진한 가톨릭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가 발표한 역학 연구 결과를 인용해 "한국에서는 산후조리원의 영향으로 특이하게 P6타입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P타입에 관계없이 효과를 보이는 로타텍이 한국인에게는 적절한 백신"이라고 해석한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GSK는 로타텍의 예방 범위가 로타릭스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GSK는 "허가사항의 차이는 기술한 단어의 차이일 뿐 대부분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조합은 G1·P8과 관련돼 있어 효과 면에서의 차이는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1P8 타입을 비롯해 로타릭스의 허가사항에 나열된 바이러스 타입의 분포가 95% 이상이라는 사실이 여러 논문을 통해 밝혀졌고, 로타바이러스는 지역과 시기별로 유행 바이러스 타입이 매우 다양해 특정 타입이 한국인의 로타바이러스 유형을 대표한다고 볼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로타릭스의 경우 사람 균주를 사용해 인체의 자연면역 반응과 비슷한 면역 과정을 유도하기 때문에 교차예방 효과가 우수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진한 가톨릭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도 "해마다 많이 발생하는 타입의 변동이 심하고 지역과 시기마다 편차가 심해 보다 많은 역학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로 한국에 유난히 P6타입이 많이 유행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국인의 로타바이러스 유형을 완벽하게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투여횟수, 경쟁력 차이를 가져올까

'넓은 커버리지'를 강조하는 MSD의 공세에 대한 후발주자 GSK의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투여횟수'다. 로타텍은 생후 6주부터 시작해 4주 또는 10주 간격으로 3회 투여하도록 하고 있는데 비해, 로타릭스는 생후 6주부터 시작해 16주(최장 24주)까지 2회 접종을 마치도록 하고 있다.

즉 두 백신을 4주간격으로 최대한 빨리 투여했을 경우 로타릭스는 생후 10주에 접종을 마칠 수 있는데 비해, 로타텍의 경우 생후 14주에나 가능해 접종 완료 시기가 한 달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위장관염은 생후 3개월 이후 증상과 경제적 부담이 심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3개월 이내에 조기 접종을 끝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GSK 측은 "두 백신 모두 이미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았기 때문에 얼마만큼 백신에 대한 순응도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며 "로타릭스의 경우 2회 접종으로 경쟁사보다 접종 횟수가 적어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접종 편의성·가격 등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MSD 측은 "소아백신 스케줄 상 생후 2·4·6개월 째 접종이 많아 3회 접종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며 "백신의 1차 목적은 질환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두 회사는 자사의 백신이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선 로타텍과 로타릭스의 효능을 직접 비교한 임상 연구가 없다. 게다가 일반 의약품과는 달리 백신은 정확한 유효성을 추산하기 어렵고, 유행 타입의 변화가 심한 로타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두 회사의 설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