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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33>

[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33>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1.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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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10배 즐기기

▲ 이시훈(내과전문의, NIH visiting fellow)

다사다난했던 2007년 한 해도 저물어 가고2008년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이 곳 NIH로 온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되돌아 보면 최근의 미국 역사에서 꽤 통치를 잘했던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공항에 처음 발을 내디디면서 포토맥강 건너에 보이던 연필같이 뾰족한 워싱턴 모뉴멘트가 처음 눈에 들어오던 때의 감흥이 새롭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영어를 배울 때 받은 교과서 표지에서 본 워싱턴 모뉴멘트를 직접 눈으로 보니 이 곳이 미국의 중심이자 수도인 워싱턴이구나 라는 기대감과 설레임, 그리고 적잖은 불안감과 초조감이 교차되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많은 분들에게 연수, 학회참석, 혹은 여행으로 워싱턴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이 분들을 위해서 워싱턴에서만 겪을 수 있는 몇 가지 일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워싱턴은 미국의 수도로서, 세계의 정치, 외교의 중심이고, 백악관, 미국 의회, 대법원, 각종 행정부서, 알링턴 국립묘지 등 각종 기관들이 모여 있어 항상 세계의 뉴스를 최측근에서 접할 수 있고,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주로 워싱턴 포스트나 이 지역 한국어 신문, 최근엔 인터넷 신문을 통해 듣는 세상 밖 이야기지만, 워싱턴 특파원을 통한 외신의 보도를 접하면 이웃에서 벌어진 일 같이 가까이 느껴지는 것이다.

최근에 끝난 한국의 대선과 내년에 있을 미국의 대선 레이스를 비교해 보는 것도 민주주의가 성숙된 미국과 역사가 깊지 않고 역동적인 한국의 민주주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잠시의 망중한, 재기의 절치부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구상을 키운 곳도 워싱턴이다. 세계 지도를 펼쳐 보면 서울과 워싱턴의 위도가 비슷하고, 유라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의 최동단에 유사한 자리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4계절이 뚜렷하고, 날씨도 매우 비슷해서 기후면에서 적응하는데 매우 유리하다. 그리고 이 곳을 수도로 결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겠지만, 지진이나 토네이도, 홍수 같은 천재지변도 거의 없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 주변은 미국의 국립연구기관 등이 많이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외국에서 온 과학자 및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중부 및 남부에서 연수를 하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외국인, 특히 아시아인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아직 남아있고, 이 때문에 실생활에 느낀 불쾌함을 토로하는 것도 종종 보았다. LA나 뉴욕 같이 복잡하거나 삭막하지도 않고, 한인들이 너무 많이 거주함으로 인한 불편함도 없이 적당히 한인 식당 및 교회 등이 있어 외롭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워싱턴에 위치한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인데, 이는 오래 전부터 스미스 소니언 재단에서 미국 워싱턴에 기부가 된 거대한 박물관으로 국립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역사 박물관, 항공 우주 박물관 등 다양하고 수많은 전시물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둘러 보면 많은 산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나고 돌아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 법이지만, 주말마다 부지런히 워싱턴 이 곳 저 곳을 샅샅히 돌아다녀보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나 실천에 옮겼는지 모르겠다. 실험이 잘 안되어 힘들거나 고국에 있는 가족, 친지들이 그리울 때면 언제나 먼 훗날 이 곳 워싱턴에서 지내던 시간들이 그리워 질 때를 떠올리며, 현재를 최선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보내려고 애썼는데, 지나간 것들은 그리운 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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