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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서, 만화가로서 모두 '고수'될 것

의사로서, 만화가로서 모두 '고수'될 것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7.12.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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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만화가 박성진 원장(강원 춘천 하나내과의원)

초야에 묻혀 유유자적하던 그가 거친 회오리를 일으키며 몸소 중원에 나선 것은 의약분업 사태가 한창인 2000년. 그는 인터넷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절 컴퓨터 통신 하이텔에서 한장짜리 만화 '의약분업'으로 삽시간에 조회수 최고를 기록하며 홀연히 나타났다.

BBK 사건에 버금갈 정도로 복잡다단해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도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듯 했던 의약분업 사태를 그의 만화는 '의약분업 완전정복'으로 불리며 그렇게 강호를 평정했다.

어느날 갑자기 무주공산 의료전문만화계에 나타나 엄청난 포스를 뿜어내며 의사만화가란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그의 이름은 박성진(강원 춘천 하나내과의원장).

비록 중원에 그의 이름 석자를 본격적으로 떨친 것은 2000년 이지만 1980년대 후반 의학무공을 닦던 의대생 시절 그린 <면역학>으로 그 노란 싹수를 드러낸 바 있다. 일반 노트를 가로세로 20여개 칸으로 나눠 볼펜으로 그린 그의 면역학 만화는 그의 후배들이 후배들에게 또 그 후배들이 후배들에게 10여년이 넘도록 전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만화 고수가 돼 중원을 평정하겠다는 풍운의 꿈을 접고 의학무공에 매진해 소화기 내과 전임의로 내제된 무공을 숨기며 살아오던 그를 다시 중원으로 불러온 것은 의약분업 사태.

백성들의 눈과 귀를 막고 의사들과의 관계를 이간질시키는 모순된 한국의료체제와의 한판 싸움을 위해 각종 매체에서 현란한 그림과 뛰어난 의료전문지식으로 만화를 연재하며 의사와 환자와의 소통을 도모했다.

의약분업 사태가 끝난 후에도 그의 무공은 멈추질 않았다. 중원으로 진출한 그는 2001년부터 본지에 <안티 바이오틱스>와 조선일보에 '진료실에서'를 연재하며 의사가 그리는 의료시사 혹은 의학만화의 경지를 개척했다.

척박한 의료시사 만화와 전문 의료만화 영역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던 그의 칼날 아래 전문지식없이 현란한 그래픽으로 혹세무민하던 사이비 의료만화가 무리들의 목이 낙엽처럼 흩어졌다.

최대 역작인 만화 <안티 바이오틱스>를 2005년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일반 만화가들을 포함해 대한민국 만화가들의 양대 모임인 '우리만화연대' 문파로 들어가 전문만화 영역을 개척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다 2006년 초야로 다시 돌아왔다. 춘천에서 하나내과를 열고 개원의로서 생활을 본격 시작한 것.

2000년 원주기독병원에서 전임의 생활을 하고 2001~2002년 동안 만화가 생활을 하다 하나내과를 열며 본격적으로 개원의 생활을 한 것은 2년 남짓. 박성진 원장은 "많게는 하루에 150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시간에 쫓기다보니 젊은 시절 닦은 만화 무공이 자꾸 약해지는 것같아 아쉽지만 조만간 또다른 의학만화 단행본 출간을 통해 다시한번 강호를 평정할" 야심을 밝혔다.

시각적인 재미와 함께 무궁한 상상력과 가능성을 독창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서 펼쳐놓는 만화가 어린 시절부터 무작정 좋았다는 그는 만화가로서, 의사로서 두 분야에서 모두 '고수'로 불릴 수 있도록 수련과 연마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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