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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사랑받는 의사가 되려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의사가 되려면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7.11.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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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옥(충남의대 교수·재활의학)

소위 건강하게 잘 사는 '웰빙'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대두된 후 가까운 이웃과 친지들을 만나면 '웰빙'의 방법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의사의 역할이 몸에 이상을 느끼거나 병이 생겼을 때 빨리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현재 일반인들이 기대하는 의사의 역할은 질병을 예방할 뿐 아니라 건강을 증진하여, 참으로 '웰빙'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질병이 생겨 의사를 만나야만 하는 상황에는 이르고 싶지 않은 소망과 함께.

반면 의사들은 어떤가? 전공분야 또는 익숙한 분야의 질병을 가진 환자를 만나면 긴 시간동안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나 건강증진의 묘안을 달라고 하면 말이 막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그럴 때 그들의 입장에서는 의사들은 환자가 아플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는 무책임한 전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진료·교육·연구의 현장에서 밤낮없이 고생하며 애쓰고 있고, 낮은 의료보험 수가와 이해하기 어려운 규제의 틀 속에서도 본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약분업 사태나 성분명 처방 같은 의료계의 중요한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일반인들의 협조를 얻기 어렵고, 도리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사가 환자와 그들의 가족 등 전체 국민의 일부에 해당하는 소수그룹을 대상으로 의사소통을 해 왔다면, 한의사나 약사들은 환자보다는 건강한 다수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렇다면 평생 병원 문 앞에도 가보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다수 국민의 마음에까지 다가설 수 있는 의사의 역할도 있지 않을까?

국민의 바램을 이해하고 같이 고민하며 답을 구하려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의사들이 꼭 맡아야 하는 부분이다. 의료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보는 환자-의사 사이의 질병-치료모델에서 '웰빙 동반자'의 역할로까지 그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다수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의료서비스를 개발하며 효율적인 전달체계를 확립해 가야할 책임이 있다. 물론 이러한 시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건강보험 체제에서는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다. 환자가 아닌 경우의 진료비는 보험수가로 아예 책정되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제는 낮은 보험수가의 늪을 빠져 나가기 위해 건강검진·건강증진, 또는 건강보조식품의 범위를 넘어 진실로 국민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키고 나이 들어도 건강한 고령화 사회, 나아가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의료계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웰빙 의학'을 체계화하고 질병의 예방에 재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보건정책이 재검토되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만 의사들이 많은 건강한 국민에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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