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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28>
[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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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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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 이시훈(내과전문의, NIH visiting fellow)

며칠 째 가을답지 않은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일기 예보를 보면 미국 동부 전역에 걸쳐있는 따듯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계절에 걸맞지 않는 조금 더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고 보도가 되고 있는데, 온실 효과에 따르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는 것보다 피부로 느끼는 것에 훨씬 더 경각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건대, 1980년 초반 서울에서는 계절의 변화가 뚜렷했고, 겨울에는 한강이 꽁꽁 얼었다. 동네 공터에는 어김없이 물을 받아 얼려 놓은 스케이트 장이 있어 신나는 겨울을 보냈던 추억이 아직도 아련하다. 눈도 많이 와서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면 겨우 내내 우리들과 함께 서있던 기억에 어린 시절이 너무나도 그립다. 언제부터인가 겨울다운 매서운 추위도 흔하지 않은 것이 되었고, 한강이 얼면 9시 뉴스에 보도가 되는 시절이 되어 버렸다.

석탄이나 석유를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게 되면서 이를 산화시킬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권 밖의 오존층을 파괴하여 지표면에 다다르는 태양 에너지가 지표면과 대기권이 온도를 상승시키고, 이른 바 온실 효과를 야기하여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수면이 상승하고 여러 가지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려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종말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란 공포스런 예견들과 더불어 환경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세계적이고 전인류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져 간다. 하지만 정작 개인들의 환경 보전에 대한 절실함은 그리 심각한 수준이 아닌 듯 하다. 미국 생활 중에 가장 놀랐던 사실 중의 하나는 쓰레기 분리 수거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었다. 국내와 일본 생활 중에 체험한 쓰레기 분리 수거에 대해서 익숙해 있던 차에 미국에 와서 쓰레기를 전혀 분리하지 않고 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사람들의 시민 의식이 의심스러웠고 과연 미국이 선진국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공공 질서나 위생적인 면에서는 철저하리만큼 앞서 있는 미국인의 모습에 반해 쓰레기는 전혀 개의치 않고 투기하는 미국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의아해 했다. 그러한 미국이 점점 달라 지고 있다. 최근에 연구실이 옆 건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새로운 연구실 바로 이웃한 실험실은 NIH 27개 연구소 중 하나인 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에서 이용하고 있었는데, 이사 후 발생하는 엄청난 쓰레기에 대해서 재활용 여부 및 쓰레기의 최소화를 위해서 규제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자신과 우리 세대뿐만 아니고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 가장 신경 쓰고, 애써야 할 분야가 바로 환경에 관련된 문제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때마침 한 해를 마감하면서 각 분야에서 인류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한 사람 및 단체들에게 노력을 치하하고 더욱 정진할 것을 격려하는 자리인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시기가 되었다. 올해의 노벨 평화상은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전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 더욱 살기 좋은 환경을 이루는데 초석이 된 미국의 환경 단체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아쉽게 낙선한 전직 부통령에게 돌아갔다.

개개인의 건강과 질병에 관한 관심과 연구도 매우 중요하지만, 전인류의 미래가 달린 환경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는 것도 인류의 행복과 밝은 미래를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몰두하는 NIH의 설립 목적에 정확히 부합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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