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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질환에도 눈을 돌리자
환경질환에도 눈을 돌리자
  • 김혜은 기자 khe@kma.org
  • 승인 2007.08.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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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24년간 부산시 연산동에 살던 주민 11명이 악성 중피종으로 숨졌다.부산 장림동과 덕포동에서도 같은 병으로 숨진 사람이 14명이었다.왜 유독 이 지역에는 악성 중피종으로 숨진 사람들이 많을까?

문제는 석면이었다.숨진 사람들은 모두 석면공장으로부터 2km 이내에 살았다.중피종은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한 다음 평균 20년이 넘는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는 석면관련 대표적 질병이다.

부산의대 등이 다른 단체와 연합해 이에 대한 공동 연구를 펼친 결과 석면공장 인근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무려 1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환경질환 문제는 비단 부산 지역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죽음의 백색가루'라 불리는 석면은 얼마전 서울시내 지하철 역에서도 위험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고발됐다.공장지대나 조선업체 등 위험지역 주민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발암물질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20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는 이와 관련한 의미있는 워크숍이 하나 열렸다.시민환경연구소 주최로 열린 '환경보건분야 현안과 주요연구 및 정책흐름 점검' 워크숍이 그것이다.

하미나 단국의대 교수(예방의학)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AM 라디오 송출소 주변 어린이들은 백혈병에 걸릴 우려가 크다.이미 휴대전화기·컴퓨터 등을 통한 전자파로 인해 고혈압·두통·기억감퇴에서부터 뇌종양·백혈병 등의 중증질환까지 앓고 있다는 보고가 많이 나왔다. 전자파가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는 위험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환경공해는 비례해서 늘어난다.오염된 환경은 고스란히 환경질환이라는 새로운 질병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고 있다.지구온난화·황사·오존층 파괴 등 지구환경의 변화도 이를 촉진하고 있다.실제로 지난 6월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역 주민 10명중 4명이 "황사로 건강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학계의 환경질환 연구는 아직 미미하다.위험지역 주민의 환경질환 해결을 위한 운동, 일반인들의 환경질환 방지를 위한 연구 등에 의사가 나선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할 것이다.의료계에서도 새로운 진료영역을 발굴하는 것이어서 서로가 좋은 게 아닐까.

최근 창립한 ㈔환경보건포럼에 의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단순히 환경질환을 연구하는데 그치지 말고 환경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료계의 노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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