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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같이 공부하실래요"
"같이 공부하실래요"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7.07.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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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모 한일병원 성형외과장

"이력서에 어디 어디 수료했다는 식의 겉치레는 사양합니다. 오직 제대로 의료경영을 공부하고 싶은 분들만 환영합니다."

윤인모 한일병원 성형외과장은 seri.org에 '의료경영 MBA'라는 포럼을 운영하고 있는 시삽이다. 의사로서는 드물게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현재 경영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4권의 경영학 관련 저서를 냈으며, 현재 의료경영신문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여름 휴가를 반납한 채 세민얼굴기형돕기회가 펼치고 있는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를 위한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가슴 따뜻한 의사이기도 하다.

"경영은 모든 분야에서의 중요한 테마입니다. 경영이 있으면 1+1이 2가 아닌 그 이상의 힘을 낼 수도 있죠. 의료계가 갖고 있는 능력은 많은데 실질적으로 그것을 잘 구현해 가치를 상승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게을리 해 온 것 같습니다. 의료와 산업이 만나 핵심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의료경영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 윤인대(앞 줄 오른쪽에서 첫번째) 시삽을 비롯한 의료경영 MBA 2기 회원들. 병원·제약회사·컨설팅회사 등 각계 각층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주말을 이용해 의료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윤 과장이 의료경영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의료경영 지식을 쌓는 일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술좌석에서 1시간 이야기 하면 바닥나는 단편적인 지식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체계적이지 못하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것이 경영분야입니다. 제대로 된 의료경영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의료경영을 혼자 공부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함께 공부하고, 의견을 나눌 멤버가 절실했다. 2005년 seri.org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했다.

"1기 모집에 114명이 함께 공부하고 싶다며 지원서를 냈습니다. 100명이 탈락하고 14명으로 1기를 시작했는데 직장과 학습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8명이 중도에 그만두고, 결국 6명만이 과정을 마칠 수 있었죠. 현재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2기생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학습은 스터디를 세 팀으로 나눠 한 팀씩 주말에 발표하고 다음날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다루는 자료는 학습 시간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내 의료경영대학원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미국 의료경영대학원의 교재가 중심이다. 여기에 국내외 의료경영학과의 커리큘럼 중에서 가장 필요한 자료를 선정해 읽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의료경영 MBA 포럼'의 학습방식은 독특합니다. 한 개를 내 놓고, 아홉 개를 찾아가는 방식이죠. 저도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터디 클럽의 일원으로 똑같이 학습하고 함께 토론하는 참여자의 한 사람입니다."

한 개를 내놓고 아홉 개를 찾아가고 있는 2기생은 현재 5명. 여기에 1기 수료생 중 '저널클럽' 멤버로 2기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4명 등 9명이 의료경영 MBA 포럼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들은 병원 종사자에서부터 제약회사·컨설팅 회사·경영학과 박사과정 재학생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학원과 정말 차이가 많이 나고, 어려운 만큼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정말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후회 없이 공부할 수 있을 거예요."(이승영 서울재활병원 기획팀)

"1기에 이어 2기 저널클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짜 쉽진 않지만 땀 흘린 지식의 힘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배민숙 대웅제약 병원기획팀)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며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매력 때문에 주말마다 매번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악조건을 무릅쓰고 있지요."(이용재 한남대 경영학과 박사과정)

이쯤에서 의료경영 전문가의 입장에서 너도나도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대형병원화의 문제점에 대해 물어봤다.

"정부는 의료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분명히 입원환자의 재원기간에 대한 통제와 외래진료로의 전환과 유도, 그리고 의료의 접근성에 대한 통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능하면 입원보다는 외래에서 치료를 하는 것을 유도할 것입니다. 규모와 시설이 환자를 끄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전략은 몇 년 못갈 것입니다."

윤 과장은 "대형화보다는 전문화에 힘써야 한다"면서 "세계적인 병원들도 겉으로는 대형화이지만 그 안에서는 전문화가 되어있기에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전문화된 것이 몇 개를 가지고 있는지가 경쟁의 관건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서는 절대 지식과 경험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의료경영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차근히, 독서를 통해서 공부하면서 물이 빠지지 않는 바닥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윤 과장은 "의료경영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분은 언제나 환영한다"면서 "절대 중도에 빠지지 않을 분만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3기 접수 기간은 8월 16~31일에 한다. 의료경영 MBA를 제대로 학습하고 싶은 회원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인적사항과 지원동기 등을 적어 andrewyoon@medigate.net으로 보내면 된다. 수강비용은 생각보다 싸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seri.org의 포럼을 뒤져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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