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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와 아름다운 인연 소중하게 이어갈겁니다"
"꽃동네와 아름다운 인연 소중하게 이어갈겁니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7.07.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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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언 국군청평병원장 (대령)

국군병원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14년째 헌신해온 병원이 있다. 경기도 가평 꽃동네와 무려 14년 동안 인연을 맺고 가난하고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진심을 베풀어준 국군청평병원. 병원장 박동언 대령은 앞으로도 가평 꽃동네와의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하며, 현역장병에 대한 진료에 만전을 가하고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에도 봉사하는 군병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꽃동네 봉사 14년, 500회 돌파
"지금도 가평 지역에는 전문 의료기관이 부족하지만, 1990년대 초에는 우리 병원 외에는 주변 의료시설이 전무한 실정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근무하던 군의관들이 가평 꽃동네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 하기 시작한 게 벌써 14년입니다."

"지금도 가평 지역에는 전문 의료기관이 부족하지만, 1990년대 초에는 우리 병원 외에는 주변 의료시설이 전무한 실정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근무하던 군의관들이 가평 꽃동네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 하기 시작한 게 벌써 14년입니다."

정신과를 전공하던 군의관들이 고통 받는 소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인술을 베풀기 시작한 시점은 1992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기적인 의료봉사 횟수만 따지면 작년에 500회를 넘겼다. 현재 매주 수요일 오후 가평 꽃동네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는데, 안과나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 전문 의료진이 부족한 과 위주로 진료를 실시하고 스포츠마사지, 물리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과 장애인들의 안과 검진과 계절성 안질환 치료 등의 안과 진료와, 귀나 코 속 염증 제거 등의 관리를 해주는 이비인후과 진료, 얼굴이나 사지 기형 관리를 해주는 성형외과 진료가 주로 이루어진다.

꽃동네는 크게 충북음성 꽃동네와 가평 꽃동네로 나뉘는데, 가평 지역의 정신지체아, 장애인 등 연고가 없는 영세민을 위한 사회복지 개념의 요양원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가평 꽃동네이다. 가평 꽃동네 내 위치한 노체리안드리자애병원은 의지할 곳 없고 병들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따듯하게 맞아 보호해주고 치료하는 병원 기관으로, 신부나 수녀들이 운영해왔다. 가평 꽃동네에 노체리안드리자애병원이 설립되기 전부터 국군청평병원의 정신과 전공 군의관들에 의한 자발적인 모임은 이미 비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90년대부터 조직화되고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가평 꽃동네 노체리안드리자애병원과 국군청평병원은 지난 2005년 12월 자매결연을 하고 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상호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내과를 전공한 원장님 한 분 외에는 공중보건의 3~4명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무료 봉사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다보니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저희 군병원이 나서게 됐던 겁니다."

국군청평병원은 의료 인력의 지원 외에도 의무병들의 신병적응 기간 동안에 환자 체험과 가평 꽃동네 일일봉사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병들에게 환자의 입장에서 좀 더 친절하고 세심한 배려의 필요성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환자 체험을, 그리고 가평 꽃동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손발이 되어 식사나 목욕 등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을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서 장애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같은 봉사활동 체험은 실제로 장병들이 인격 순화나 적극적인 근무 의지를 갖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느새 병사들 사이에서도 사회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며 봉사체험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민간 병원과 관공서 병원, 그리고 군병원까지 이제는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병원이 큰 발전을 이루면서 군병원이 지역주민에 대한 기여도가 낮아지고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으로 인식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료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미약하나마 의료의 사각지대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힘이 되고자 하는 생각이 국군청평병원의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게 했던 것 같습니다."

국군청평병원은 가평 꽃동네 봉사활동과 더불어 지역 내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부대로 초청해 진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의사로서의 소명의식과 함께 군병원이라는 거부감을 없애고 이웃들, 지역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친근한 병원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군병원에서 이웃으로, 이미지 회복에 앞장서다
지난 해 12월 부임해온 박동언 대령은 국군청평병원은 시골이라 할 수도 있고, 시설이 많이 낙후되었지만 그 어느 병원보다도 자연친화적인 군병원으로 여유와 평화로움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크고 넉넉한 웃음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장기 군의관이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박동언 대령은 경남마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의대 정신과를 전공했다. 졸업 후 꼭 15년 전 1992년도에 입대하게 되었는데 그 시기에 의사로서의 역할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민간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많잖아요. 군에서 개척하고,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어렵게 진료를 해야만 하는 실정을 처음 깨달았고 문제는 누가 개선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었지요.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겪는 군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정신과를 전공한 나로서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었지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점이나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뒤로 하고 장기 군의관의 길을 선택한 이유다. 장기 군의관의 길을 걷게 된 데는 물론 가족들의 이해가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박동언 대령은 국군청평병원에 부임해오기 바로 전 28사단의 총기사건을 경험하기도 했다.  

"후유증이 대단했습니다. 병사들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정신적인 위안을 줘야 하는데 그게 참 보람되고 좋았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군대가 체질인 것 같아요. 나라에서 군복 벗으라고 할 때까지는 안 벗으려고요. 허허허."

노충국 씨 사건으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군병원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온 게 가시화되어서일까. 국군청평병원은 전문 코디네이터를 두고 친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병원 가족들은 물론 진료를 받는 병사들에게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사진 촬영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든 군병원 가족들이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는 모습이 이제껏 상상해온 군병원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 꽃동네와의 인연을 이어온 힘은 어쩌면 국군청평병원의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국군청평병원 가족들은 경기도를 관할하는 군 지원 병원으로서 군사령부 휘하의 상급병원이라는 자부심도 대단했다. 물론 전국 16개의 병원 중 현대화되지 않은 병원은 현재 국군청평병원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민지원까지 나서는 군병원이기 때문에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국군청평병원 역시도 인력이 줄고 있는 상황이고 해서 처음 부임해왔을 때 가평꽃동네 지원을 재검토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지요. 그런데 우리 군의관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껏 이어온 봉사활동은 계속 해나가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군인이면서 동시에 의사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일 수도 있고…. 병원장으로서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박동언 대령은 현역병 진료와 함께 꽃동네의 중환자들까지 함께 돌보고자 하는 군의관들의 마음에 감동하고 가평 꽃동네 봉사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오히려 노체리안드리자애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수녀원장이 점점 열악해지는 지원 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반성하게 됐다는 박동언 대령. 끝으로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의 소감을 밝혔다.

"군병원이 이런 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그저 군병원의 노력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시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격려의 뜻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여건이 되는 한 이웃 군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군병원장으로서 현역 장병에 대한 진료에 만전을 기하고 어려운 이웃과 가평 꽃동네 가족들에게도 병원 전 장병들과 힘을 합쳐 건강지킴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국군청평병원. 아직도 의료 사각지대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은 까닭에 국군청평병원의 아름다운 활동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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